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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인근에 위치한 길퍼드(Guildford)시는 서리(surrey)대학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을 특화 육성함으로써 과학단지(리서치 파크)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매년 4억5,000만 파운드(약 8,1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영국 대표적인 과학도시로 성장했다. 특히 서리대학이 진행하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은 이 도시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 인공위성ㆍ디지털통신ㆍ바이오테크놀러지 등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외국기업들의 이주를 가속화시켜 첨단 연구개발(R&D) 분야의 집적화를 이뤘다. 길퍼드시가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성장하게 된 배경과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길퍼드시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서리대학이다. 4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길퍼드 지역의 경제개발을 돕고 국제적 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85년 리서치 파크를 세운 뒤 대학과 지역경제의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산학협력 성공사례로 꼽힌다. 서리대 캠퍼스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서리 리서치 파크는 넓직한 구릉지대(28.5㏊)에 140개 기업이 입주해있다. 이 가운데 70여 업체가 미국ㆍ일본ㆍ스위스ㆍ프랑스ㆍ핀란드 등 동서양 각국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업체들이 기업군을 형성, 세계적인 R&D 집적지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역점을 기울이는 사업은 소형 인공위성제작과 컴퓨터게임 분야이다. 특히 지난 25여년 동안 선두를 달려온 서리 우주센터(Surrey Space Center)의 소형위성 제작사업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92년 우리나라 첫 실용위성 ‘우리별1호’를 제작한 곳이기도 하다. 전자ㆍ컴퓨터ㆍ통신ㆍ제어ㆍ신소재ㆍ구조기술ㆍ이동통신 등의 집합체인 위성제작사업의 발전으로 이와 관련된 분야의 기술과 상품 개발은 바로 하이테크 산업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최근 위성송신기술은 곧바로 이동통신분야에서도 이어져 가장 전망이 좋은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리서치 파크는 창업 인큐베이터 센터를 가동하면서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가속화 시켰다. 컴퓨터게임 ‘던전 키퍼’가 히트하면서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한 불프로그 프로덕션도 여기서 배출됐다. 이 밖에도 전자결제 방식을 개발한 컨설트 하이퍼리온 등 많은 회사들이 날로 번창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쪽에도 관심을 기울여 에릭슨과 노키아 등의 지원으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바이오테크놀러지 분야 전문업체인 미국 신젠타와 함께 공기중의 질소와 연소를 분리 산업화하기 위한 공동연구도 시작했다. 여기에는 단 1명뿐인 기술업체에서부터 아바야, 비오씨, 비전엔지니어링, 코오베강철, 스미스그룹 등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포진, 길퍼드시 R&D의 심장부로 통한다. 서리 리서치 파크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자 강점은 바로 대학과 입주기업들이 한 식구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입주 기업의 대다수가 대학의 훈련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곳의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기업들 중 약 40%가 학부생들을 채용하고 있으며 입주기업들은 이 대학의 도서관은 물론 다른 편익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한다. 또 100만 파운드(약 18억원)가 넘는 기술장비의 구입은 기업들이 공동 부담하고 교수들과 학생들 대부분은 관련 기업들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리서치 파크가 유기적인 산학협력체제를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창업에서부터 성장단계까지 세분화된 지원 프로그램과 시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학교수ㆍ전문가ㆍ벤처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자문그룹을 통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나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에게 사업화 가능성을 정확히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컨설팅자문그룹을 통해 상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파크내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서리 기술센터에 입주시켜 단계별로 기업을 육성시킨다. 특히 정보통신ㆍ바이오ㆍ소재 등 첨단 미래기술분야의 경우는 정부지원예산을 통해 연구개발자금의 50%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운영, 창업 아이디어만으로도 기업설립이 어렵지 않다. 현재 리서치 파크가 1년간 벌어들이는 순수익은 700만파운드(약 126억원)로, 각종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지역 전체적으로 총 4억5,000만 파운드(약 8,100억원)의 소득을 올리게 한다. 또 학생들의 장학금과 교수들의 연구기금으로 지급되는 액수는 연 400만 파운드(약 72억원)에 이른다. 서리대가 초기 10년간 단지로부터 벌어들여 산학협동 프로젝트와 각종 연구사업에 투입, 재투자한 액수만 해도 1,000만 파운드(약 180억원)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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