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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라이프/글로벌] 면접도 이젠 컴퓨터로 본다
입력2000-02-18 00:00:00
수정
2000.02.18 00:00:00
신경립 기자
최근 미국의 소매업체들 사이에선 수많은 취업 희망자들을 일일히 인터뷰하는 대신 컴퓨터의 면접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인재를 추려내는 「컴퓨터 면접」이 확산되고 있다.헐리우드 비디오, 블록버스터 비디오, 메이시스, 롱스 드럭스토어, 홈 디팟, 굿 가이스, 타깃 등 미국의 상당수 소매업체들은 매장 내에 면접 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 부스를 설치, 누구나 매장에 들러 즉석에서 구직 신청을 하고 1차 면접까지 치를 수 있도록 했다.
건축자재나 조경용품 등을 판매하는 홈 디팟은 전국 매장에 컴퓨터 부스를 설치, 컴퓨터를 통한 직원 채용에 나섰다. 900여개에 달하는 홈 디팟 매장을 찾아 40~60분간 인성검사를 겸한 컴퓨터의 화상 질의에 답하면 벌써 1차 면접까지는 마치는 셈이 된다. 대인(對人) 인터뷰는 컴퓨터 면접을 통과한 소수의 인원만이 응할 수 있다.
구직자 입장에선 복잡한 양식에 맞춰 서류를 작성하거나 한 회사에 몇 번씩 인터뷰를 보러가지 않아도 되고, 회사 입장에선 업무에 보다 적합한 사람을 뽑을 수 있을 뿐더러 불합격이 뻔한 사람에게 시간과 돈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홈 디팟의 관리개발부문 이사인 알란 프로스트는 컴퓨터를 동원한지 1년만에 신규 채용 직원들의 이직률이 11%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컴퓨터 관리를 아예 전문 업체들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 경우 취업희망자가 컴퓨터의 지시대로 질의사항에 답하면 컴퓨터는 10분 이내에 응답 내용을 토대로 등급(적절, 심층진단 요망, 경고)을 매겨, 온라인을 통해 응답 요약과 등급을 회사로 송부한다.
지난해부터 전국 79개 매장에서 컴퓨터 면접을 도입한 전자제품 소매업체 「굿 가이스」의 경우 구직 신청건수가 98년 1만4,000건에서 지난해에는 3만2,000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컴퓨터가 추려낸 소수의 후보에 대해서만 인터뷰를 실시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의 채용방법에 비해 많은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반면 채용과정에서 일손을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컴퓨터 면접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컴퓨터가 사람의 인성과 심리, 능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또 해당 업체나 컴퓨터 관리업체에 축적된 개인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컴퓨터 면접 관리업체인 디시전 포인트는 지난 3년간 약 300만명에 달하는 구직희망자의 개인 정보를 축적해 놓았다. 컴퓨터 면접이 확산되면서, 올해는 추가로 300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접수하게 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철저한 보안 유지를 장담하고 있지만, 이들의 개인 신상이나 인성테스트 자료가 외부로 유출돼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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