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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재앙] '58년 개띠' 라이프 사이클로 본 한국 자산시장

1980년대 중반… 주택난 사회문제 대두<br>1990년대 초반… 아파트 200만채 건설<br>2000년대 들어… 중대형 수요·펀드 열기


한국의 베이비붐을 상징하는 세대인 '58년 개띠'는 공교롭게도 자산시장의 역사를 만들어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의 지도를 새롭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들이 나이를 먹어갈 때마다 한국의 소비시장과 자산시장은 요동쳤고 정부도 정책의 골격을 만드는 데 이들의 라이프사이클을 가늠자로 삼았다. 1958년생은 단군 이래 처음으로 신생아 수 80만명을 넘긴 세대다. 고교 평준화와 대학 졸업정원제 등 이들이 진학할 때마다 교육제도는 요동쳤다. 이들이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한 지난 1980년대 중반에는 주택난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30대에 들어선 58년 개띠를 맞아 주택정책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990년 당시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57.9%. 58년 개띠를 거두기에 서울은 너무 비좁았다. 정부는 분당ㆍ일산ㆍ산본 등 신도시 개발을 통해 주택 200만채 건설에 나섰다. 아파트 값은 신도시 아파트 분양과 함께 간신히 폭등세를 멈췄다. 2000년대, 이들도 어느덧 40대 중년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더 좋고 넓은 집이 필요한 시기. IMF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중대형 고급 아파트 수요가 폭발했다. '타워팰리스'의 폭발적 인기는 58년 개띠의 꿈을 상징한다. 내 집 마련에 산 베이비부머들의 관심은 노후대책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들어 계속돼온 연 5%대의 저금리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잡기에도 버거웠다. 이들의 눈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2005년 증권선물거래소의 주주명부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평균 연령은 47.9세이고 40대 비중은 28.1%를 차지했다. 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은 적립식 펀드 열기로 이어지며 코스피지수 2,000 시대를 열었다. 오는 2018년, 58년 개띠는 환갑을 맞이한다. 공교롭게도 이 해부터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감소세에 들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1940년대 후반 일본의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단카이(團塊) 세대는 우리보다 10년 앞섰다. 이미 일본은 노동력 인구의 감소와 그에 따르는 경제적 손실, 경제활력 감퇴를 우려하고 있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카이 세대의 연금 급부 개시는 현역세대의 장래 수령예상액을 감소시키고 현재의 부담액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노동력 인구 감소와 경제적 손실, 경제활력 감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58년 개띠가 물러나는 2018년까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 규모는 총 311만명에 이른다. 이미 일본과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 부동산과 주식 가치 하락을 겪었다. 58년 개띠들이 일생을 바쳐 일군 자산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소득이 사실상 끊기는 베이비붐 세대에게 부동산 가격 하락세까지 겹치면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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