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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 8시40분께 중국 상하이 포동구 이마트 산린점. 구름 떼 같은 인파가 매장 앞 광장을 메웠다. 결국 개점 시간 15분을 앞두고 사람들이 매장 안으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마트측은 공식 테이프 커팅마저 취소한 채 영업 개시를 앞당길 수 밖에 없었다. ‘산린점 습격사건’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마트 산린점의 개점 첫날 방문객만 10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게 이마트측 설명. 서울에서 붐비는 주말 고객 수가 7,000~8,000명임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당일 매출도 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타 매장 하루평균의 3.5배에 달하는 실적. 이 날 매장 안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식용유, 쌀 등 일부 매대는 순식간에 동났고, 1~3층 수십개의 계산대는 대기 손님들로 가득했다. 통제 불능 사태를 염려해 몇 번이나 셔터를 내리고 입점 고객을 제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매장 에서 만난 ??위(42ㆍ여)씨는 “상하이에서 이마트는 처음 와보지만 까르푸 매장에 비해 훨씬 크고, 깨끗하고, 무척 고급스럽다”며 “특히 가격까지 저렴한 것 같아 앞으로 이마트에 계속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올 해로 중국 진출 10년째를 맞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가 산린점에서 보듯이 최근 들어 중국에서 지명도를 높여가며 비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때맞춰 중국 전체 7호점이자 상하이에서만 5번째 점포인 산린점 개점을 기점으로 중국내 할인점 시장 공략까지 공식 천명했다. 5년 내 상하이 1위 할인점과 10년 내 중국 전체 3위로 올라선다는 것.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이날 산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말께 상하이 6호점에 이어 내년 베이징, 2008년 쑤조우, 항조우까지 점포를 출점해 2010년 중국 전역에 34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중국 이마트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아울러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해 2009년까지 중국 화동 지역에 물류센터까지 건립키로 했다. 구 사장은 특히 중국 경제의 심장인 상하이에 15~20개 매장을 내는 등 역량을 집중시켜 상하이는 물론 중국 내 할인점 1위인 까르푸를 제치고 상하이 1위 할인점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2015년에는 까르푸, 월마트와 삼각축을 이룰 수 있는 수준의 글로벌 할인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까르푸는 상하이 9개를 비롯해 중국 전역에 73개의 할인점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수적으로는 열세지만 출점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특히 이마트만의 차별화와 현지화 전략으로 맞서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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