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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의 제시와 실천
입력2002-12-19 00:00:00
수정
2002.12.19 00:00:00
연초에 기업들이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비전을 선포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이 같은 비전이 모두 실현됐다면 우리나라는 수십여개의 초일류기업을 보유하는 강국이 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추상적이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아예 다가가기조차 힘든 비전을 세워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비전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현대의 무한경쟁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장에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자율경영이 실천돼야 한다.
기업의 비전은 현장에서 빠른 상황분석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가치와 판단의 기준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이 바로 비전의 역할이다.
다양한 부서에서 각각 다른 일을 하더라도 비전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나아간다면 궁극적으로 조직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조직의 구심점이 되는 비전의 조건은 첫째, 비전의 수립시점부터 모든 구성원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만 개인들의 다양한 비전과 회사의 비전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다. 이를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대한 가까이할수록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둘째,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은 조직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이나 이미지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의사결정과 업무성과 평가 등 모든 업무가 비전을 중심으로 행해질 수 있다. 매출목표 등의 단순수치나 일등기업 등 막연한 목표는 비전이 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셋째, 현조직에 맞는 비전보다는 비전에 맞는 조직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값비싼 컨설팅을 받고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상에는 공유하지만 자신을 과감히 변화시킬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전 수립과 함께 모든 것을 바꾸어 비전을 실천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보내고 새해가 되면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새롭고 멋진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철저히 실천함으로써 놀라운 성과를 보이는 조직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오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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