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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폰코리아, `멘토링`으로 인재 키운다

근무 20년을 맞은 김숙경 듀폰코리아 부장은 두 달에 한번씩 다른 부서의 5년차 여직원과 점심을 같이 한다. 이 둘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관계는 아니다. 이들은 듀폰코리아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펼치는 `멘토링(Mentoring) 시스템`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멘토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원정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맡겼던 그리스 신화의 인물이다. 이제는 `후견인`이라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위한 지침서나 처세서에서는 `당신의 멘토를 만들라`는 주문이 거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직장내에서 건전한 `멘토와 프로테제(멘토링을 받는 사람)`의 관계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듀폰코리아는 지난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멘토위원회`를 조직했다. 지난해 5월 본인이 멘토가 되고 싶거나 멘토를 필요로 하는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현재 25개 팀이 자율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이젤 버든 듀폰코리아 사장도 4명의 직원에게 멘토링을 해줄 정도로 회사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 김 부장이 자신의 프로테제로부터 받는 가장 많은 질문들은 경력 관리. 아직 미혼인 김 부장의 프로테제는 여성으로서 직장에서 어떻게 경력을 쌓아가고 어떤 능력들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또 상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주 조언을 구한다. 김 부장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나 역시 프로테제를 통해 20대의 사고방식과 관심사를 배우고 상사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두 달에 한번씩 만나고 있지만 매주 만나거나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나는 팀들도 있다. 이들은 오는 7월까지 1년간 `멘토-프로테제`관계를 지속한 뒤 1년 뒤 또 새로운 팀을 구성해 1년간의 멘토십을 맺는다. 물론 예전의 멘토와 인연을 계속할 수도 있다. 좋은 취지로 마련됐지만 멘토십은 자칫 사내 파벌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듀폰은 워크샵을 통해 건전한 멘토 관계를 논의하고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멘토십에서 절대 금지되는 것은 개인적인 험담과 불평. 멘토가 조직이나 인사문제에 개입하는 것도 금기다. 또 멘토와 프로테제의 관계는 비밀이 보장된다. 회사측은 멘토들에게 자신의 프로테제를 위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양쪽이 업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멘토링 시스템의 장점. 멘토는 후배를 만나면서 리더십을 키우고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배운다. 프로테제는 자신의 미래를 탄탄하게 준비하면서 회사의 문화와 업무를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듀폰은 오는 7월 1차 멘토링 시스템을 평가한 뒤 새로운 팀을 구성하게 된다. 또 외부 강사를 초빙해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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