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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범한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새해 첫 경매를 18일 오후 종로구 사간동 경매장에서 실시한다. 경매에 앞서 전시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11월 첫 경매에 이어 두 번째인 이번 경매에도 고(故) 박수근, 김환기화백의 작품이 나오고, 경전을 베껴 쓴 고려시대 사경(寫經)이 모처럼 출품된다.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고서화, 도자기, 목기 등의 고미술품을 비롯하여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근ㆍ현대 미술품, 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 총 125점이 선보인다. 눈에 띄는 작품으로선 우선 박수근 작 ‘나무가 있는 마을’ (하드보드에 유채ㆍ15x24.5cm)로 추정가는 4억8,000만원~5억5,000만원. 또 다른 그의 작품인 ‘시장의 여인’은 지난해 첫 경매 당시 한국 근현대미술 사상 최고가인 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나무가…’ 는 그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무가 화면 앞에 서있고 오솔길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함지박을 인 여인이 딸과 함께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등이 화면전체에서 소박하지만 건실한 일상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근현대 미술품으로는 42점이 출품됐다. 63점의 고미술품 대표작으로는 제작연도가 13세기로 추정되는 고려사경이다. 이 고려사경은 검은색 장지에 금니(金泥ㆍ금박물)로 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제5권으로 첫 머리에 불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묘사한 변상도(變相圖)가 금니로 그려져 있고, 이어지는 경문도 금니로 쓴 고려 전형의 일행(一行) 17자의 절첩본(折帖本)이다.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변상도의 회화적 완성도가 탁월하고 경문(經文)의 서체가 유려하며 전반적인 보존상태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억~5억원의 높은 추정가가 책정됐다. 해외 미술품 대표작으로는 20점이 나왔다. 특히 뉴욕의 칼더 파운데이션에 등록돼 있는 알렉산더 칼더의 움직이는 모빌 중 '거의 삼각형'(Presque un Triangle)이 추정가 2억9,000만~3억9,000만원에 나왔다. 칼더의 앞선 디자인과 공학적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사진작가 토머스 스트루스의 미술관시리즈 중 오르세편, 신디 셔먼의 사진, 키스 헤링의 ‘두 명의 춤추는 사람’등이 있다. 한편 K옥션의 지난해 첫 경매는 출품작 116점 중 86점이 낙찰돼 74%의 최고 낙찰률(총 낙찰액 4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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