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금형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없습니다. 태양광전지나 풍력 등 신사업에 적용될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면 사양산업이란 말은 나올 수 없죠.” 지난 40년간 금형산업 현장을 꿋꿋하게 지켜온 김영조(67ㆍ사진) 나라엠앤디 사장은 금형이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친다. 박 사장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나라앰엔디는 LG전자 금형사업부문에서 분리됐던 지난 1999년 이후 10년간 400%에 가까운 성장을 일궜다. 특히 올해 전방산업인 자동차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20%가량 매출이 늘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김 사장은 “모터코어 금형 등 나라엠앤디만 갖고 있는 고급 금형과 100여 군데의 다양한 거래처는 귀중한 자산”이라며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2012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같은 불경기에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고 들었습니다.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대거 신모델 개발에 나서는 등 외부상황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내부 역량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수년전 발길을 끊었던 2~3곳의 고객들과 올해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납기나 품질, 기술력에 걸쳐 나라엠앤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는 드물다고 자부합니다.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면서 64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출비중이 절반수준에 이르다 보니 환율이 오르면 매출은 더 오르겠죠. LG전자 금형사업부문서 분리후 10년간 400% 성장
내년 부품제조업에도 진출… "2012년 매출 1,000억"
-최근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데 내년 매출을 늘려잡은 이유가 있습니까.
▦나라엠앤디의 금형제품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특정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 TV케이스 등 다양하죠. 거래선도 LG전자나 미국의 델파이 등 단발성 거래처를 제외해도 60군데에 이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면 계절이나 경기에 영향을 덜 받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크린용 섀도마스크 금형이나 모터코어 금형 등은 다른 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고유의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금형 이외에 부품 제조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서요.
▦나라엠앤디는 현재 부품 제조비주잉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순수 금형업체입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제조업까지 손댈 필요가 있습니다. 내년 6월에 선보일 자동차페달 유니트는 그동안 독일, 일본에서만 만들었던 부품이죠. 중국 우시 공장에서는 화장품 케이스 뚜껑부분을 직접 제조할 계획입니다. 두가지 부품이 시장에 나오면 부품제조의 매출만 2~3년내 2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6월에 중국 쑤저우 공장이 가동됐습니다만.
▦쑤저우에는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생산공장이 가동중입니다. 이들 업체들은 현지 중국업체로부터 금형을 공급받으며 품질이나 납기를 맞추는데 애로를 겪다 보니 나라엠엔디로 주문을 돌리고 있습니다. 통상 생산시설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는 업계 특성에도 불구하고 6개월 만에 이미 4곳의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나라앰앤디는 금형업계에서 인재양성소로 통한다고 들었습니다.
▦과거 분사 당시 LG전자 금형사업부는 설비나 인력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인력 가운데 절반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신규 채용된 직원들은 현장교육이나 자체 교육을 통해 자연스레 선배의 기술을 배워 대기업 수준의 기술을 갖추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회사에서 독립해 회사를 차리는 사람들도 늘고 ‘인재양성소’라는 말도 퍼지는 것 같아요. -금형업계의 맏형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조언을 한다면.
▦무엇보다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자동차산업 발전에 금형이 기여했던 것처럼 이제 태양광전지, 풍력 등 신사업에서도 금형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금형을 개발하고 인재를 키우는 대응력을 갖춘다면 국내 금형이 사양산업이란 말은 나올 리 없습니다.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TV를 보는 한 금형은 영원할 것입니다.
美등1 2國 60개社와 거래 수출비중 전체 매출의 52% 나라엠앤디는 지난 99년 2월 외환위기 당시 LG전자 생산기술센터 금형사업부문에서 떨어져 나와 설립된 국내 대표 금형전문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17.5%를 차지하는 LG전자 등 안정된 금형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GM대우차, 한라공조 등에 금형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해외 거래처를 꾸준히 개척하면서 수출비중이 이미 전체 매출의 52.2%에 달할 정도로 수출주력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제이씨아이와 일본의 혼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인도의 타타 자동차 등 12개 국가, 60여개 업체와 오랜 거래를 지속해오고 있다. 지난해 49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약 6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