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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가입자 감소 "끝이 없다"
입력1999-07-06 00:00:00
수정
1999.07.06 00:00:00
백재현 기자
「노웨이 아웃(비상구가 없다)」끝없이 추락하는 무선호출(삐삐)회사들이 탈출구를 찾아 몸부림을 쳐보고 있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삐삐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고조되고 있다.
지난 82년 한국통신에 의해 국내 첫선을 보인 삐삐는 93년 서울·나래이동통신 등 지역사업자의 등장으로 경쟁체제를 맞으며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 97년말 1,5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며 국내 통신산업 경쟁도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17년만에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로 바뀐 것이다.
삐삐 가입자 수를 보자.
지난 97년 12월 1,500만명을 정점으로 매달 40~50만명씩 빠지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600만명선에서 감소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400만명으로 예상치가 바뀌었다. 300만명까지 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삐삐 가입자가 이처럼 급감하는 이유는 휴대폰 때문. 한국무선호출협의회에 따르면 삐삐 이탈자의 50%가 휴대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주식거래도 하는 마당에 삐삐는 갈수록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결국 삐삐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650만명 정도의 가입자중에도 요금을 내지 않고 있는 가입자가 100만명 가량이나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흑자를 맛본 서울·나래이통 등도 올해부터는 적자로 돌아설 처지에 놓였다. 그나마 이들은 초기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이 대부분 끝나서 여유는 있다. 서울이통은 이미 인터넷 위주의 사업구조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나래이통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추진중이다. 나래는 삐삐 사업 매출 비중을 25%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후발 지역 사업자들. 이들은 현재 생존 자체가 힘겨운 상황이다. 지난해말 전북이통이 나래이통에 흡수된데 이어 현재도 신원텔레콤·제주이통이 화의신청중이다. 부산지역의 부일이통은 워크아웃대상으로 돼 있다.
게다가 삐삐회사들은 시티폰사업 실패에 따른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티폰으로 인한 부채는 회사에 따라 많게는 800억원에 달한다.
서울이통의 한 관계자는 『가입자 이탈을 막아보려고 신규 부가서비스를 개발해보지만 이탈의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서울이통의 경우 양방향 삐삐로 재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투자비가 만만치 않아 망설이고 있다. 꺼진 불씨에 기름붓기식이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정보통신부도 지원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으나 다른 서비스와의 형평성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결국 삐삐는 300~400만명 수준의 가입자로 휴대폰·IMT-2000(차세대이동통신) 등 비교우위 서비스들의 틈새형 서비스로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재현 기자 JHYU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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