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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유럽 판매 '서행'
입력2002-09-13 00:00:00
수정
2002.09.13 00:00:00
서유럽 18개국서 7월판매 전년比 9%나 감소미국에서 쾌속 질주를 거듭하는 한국산 자동차가 유럽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13일 유럽연합(EU) 등 서유럽 18개국에서의 자동차 생산 및 판매를 집계하는 서유럽자동차제조업자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7월 이 지역에서 팔린 한국산 자동차는 총 3만4,396대로 지난해 7월(3만7,832대)에 비해 9.1%나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9%에서 2.7%로 떨어졌다. 1~7월 판매 누계도 24만358대로 지난해 동기(26만978대)보다 7.9% 줄었으며, 시장점유율은 2.8%에서 2.7%로 하락했다.
업체 관계자는 "유럽은 현대ㆍ기아 등이 북미 수출 편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지역이지만,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국내 자동차 업체가 한ㆍ미 통상 마찰이나 환율 급등락 등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드러낸 준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7월 판매량이 1만9,174대로 지난해보다 7.8% 줄었으며, 1~7월 누계 판매도 13만8,259대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아차도 7월은 7,838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8.8%, 누계 판매량은 5만86대로 0.9% 감소했다. 특히 대우차는 지난 7월 9,376대로 14.5% 감소했고, 누계 판매량은 6만2,279대로 무려 21.4%나 줄었다.
이 같은 판매부진은 ▦우리기업들의 수출 주력 차종인 경차의 경우 차폭이 경쟁사보다 0.15m 정도 적은 1.5m에 불과, 서유럽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는데다 ▦기아차의 쏘렌토ㆍ쌍용차의 렉스턴 등 최근 선보인 고부가가치 차량도 판매가 크게 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우차는 미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 유럽지역 판매법인을 인수, 이곳에서 '대우차' 브랜드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여전히 시장에 부정적 인식이 많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는 국내에서 9월초 특별소비세 환원을 앞두고 있어 생산 물량을 상대적으로 내수에 많이 분배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수출에 주력할 경우 당초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북미지역은 올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7%로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반면 서유럽은 최근 유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24.9%로 3.5%나 감소했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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