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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장 교체배경ㆍ전망] “재벌개혁 중단없다” 재확인
입력2003-03-09 00:00:00
수정
2003.03.09 00:00:00
박동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보장의 약속을 깨고 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고단위 처방으로 풀이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통속적 개념을 떠나 `개혁`과 `통합`의 기치를 내 건 새정부와 코드(Code)가 맞는 인물을 경제경찰의 수장으로 앉힘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개혁의 속도를 높여보겠다는 포석이다.
◇왜 교체됐나 = 공정위원장의 교체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노 대통령은 새 정부의 인사원칙을 밝히면서 검찰총장과 공정위원장, 금감위원장등 이른바 임기직에 대해서는 임기를 보장한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 앞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붙어있었다. 원칙적으로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조건이 없었더라도 개혁 코드를 강조하는 노 대통령 측근들과의 조화나 호흡맞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도 일찍부터 제기됐었다.
임기보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윤덕홍 대구대 총장의 교육부총리 발표가 있었던 지난 6일 “공정위원장과 금감위원장의 자진사퇴를 기대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며 노골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재벌개혁은 `중단없이` = 이남기 전위원장은 이런 새 정부의 기류를 거스르지 않았다. 그는 참여정부 국정토론회가 열린 지난 7일 아침 미련없이 사표를 제출하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새 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사표 제출후 만이틀도 채 되지 않아 발표됐다. 뒤짚어보면 새 정부의 인사라인은 공정위원장 후보를 미리 낙점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새 정부가 강 위원장을 택한 이유는 예상대로다.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강 위원장을 신임 공정위원장으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공정위원장으로서 엄정한 업무처리와 시장개혁등 각종 개혁 과제를 무난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이 경제정의와 반부패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대표적 개혁인사라는 말도 강조됐다. 강 위원장의 코드는 재벌개혁은 5년동안 쉼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노 대통령이 뜻을 같이 하는 부처장관들과는 임기를 같이 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강위원장의 경우 임기가 끝나는 8월이후에도 유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속개혁은 피할 듯 = 그러나 새 정부는 개혁의 칼을 무리하게 휘두를 것 같지는 않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국정토론회에서 “시장개혁(재벌개혁)은 기업들이 견딜 수 있는 선안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물론 개혁기조는 5년동안 꾸준히 유지해야 겠지만 이라크전쟁 발발이나 수출 급감, 내수 위축등 불확실성이 팽배한 상황에서 급히 서둘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강 위원장은 이에 따라 출자총액제한제도 강화, 금융회사 계열분리 청구제 도입,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기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 제한, 부당내부거래 조사 강화등 새정부의 재벌개혁 수단들을 예리하지만, 한꺼번에 무리하게 동원하는 것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원장의 거취는 =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거취문제로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전 공정위원장과는 달리 `대통령의 정확한 뜻을 알아야`사퇴하겠다며 일상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국정토론회에도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때가 되면 알아서 처신하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노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통보받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언론플레이를 통한 떼밀기식 용퇴압력에는 결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후임 금감위원장으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동걸 전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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