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철폐하는 혁신적 방안이 필요합니다."
박종수(67·사진)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당국이 NCR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NCR는 증권사의 유동성 자기자본에 대한 위험상품 투자금액으로 금융 당국은 증권사 등에 NCR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자본시장은 금융시장과 달리 리스크를 인수해 상품화하는 구조로 운용된다"며 "자본시장에 건전성 지표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주 등 금융선진국의 경우에는 금융투자업체에 대한 NCR 규정이 전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증권사들이 판매한 투자상품은 증권금융에 예치되도록 강제돼 있어 투자자들이 돈을 떼일 우려가 없다"며 "금융 당국과 만나 NCR 규정 철폐를 비롯한 제도개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또 방문판매법 개정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현재 방문판매법은 소비자에게 14일 이내 계약철회권을 부여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융투자상품에 한해 계약철회 조항을 담은 방문판매법 적용을 배제하는 개정안이 지난해 4월 발의됐는데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임시국회에서 방문판매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는 기금형 제도도입과 디폴트 상품(퇴직연금 가입자가 투자상품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신탁인이 사전에 정해둔 전략으로 자동 운용하는 방식) 도입, 운용규제 개선 등을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액 84조원 가운데 1%에도 못 미치는 자금만이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데 그치고 있다"며 "호주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펀드 업계 3위로 도약한 것처럼 국민의 소득대체율을 높이고 퇴직연금 시장을 개선하는 방향의 개선안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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