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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노벨상 시즌과 경제정책

폴 새뮤얼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얼마 전 독일 출신인 록펠러 대학의 귄터 블로벨 교수가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세포 안에서 단백질이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관한 블로벨 교수의 연구 덕분에 내 손자 15명 중 누군가가 다음 세기에 암에 걸리더라도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찬사를 보낸다. 이틀 뒤 컬럼비아 대학의 로버트 먼델 교수가 국제통화체제에 대한 뛰어난 분석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수십년 전 MIT의 내 경제학 교실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먼델의 수상소식은 나에게는 남다른 기쁨이다. 다시 찬사를 보낸다. 자연과학 분야의 경우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의 학자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컨대 이들은 에너지가 핵분열이 아니라 융합을 통해 값싸게 얻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소위 「가상 핵융합이론」의 타당성을 의심했고 이들의 의심은 이후 실험을 통해 타당하다는 게 입증됐다. 하지만 노벨 평화상과 문학상은 화학상이나 물리학상과 크게 다르다. 지난 73년 헨리 키신저가 당시 월맹의 지도자 레둑토와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 우익이나 좌익이나 모두 불만을 나타냈다. 경제학은 객관적인 자연과학과 주관적인 예술 분야의 중간지점에 놓여 있다. 밀턴 프리드먼과 나는 모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카고 대학 프랭크 나이트 교수 밑에서 함께 공부한 이래 우리는 65년 이상이나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 문제에서는 그와 나의 견해가 대부분 정반대다. 우리는 상대방의 주장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견해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중하게 반대의견를 밝혀야만 한다. 내가 이같이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왜 로버트 먼델과 같은 학자들이 새로운 유럽통화연합을 선호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적정통화 이론을 주장한 그는 「유로화(貨)의 아버지」라고까지 불린다. 먼델은 과거 금본위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몹시 아쉬워했다. 반면 당시 미 경제학계는 대부분 변동환율제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먼델은 81~83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공급주의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을 만들어낸 사람 중 하나다. 공급주의 경제학자들, 예컨대 레이건의 경제참모였던 데이비드 스톡만, 한때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잭 켐프, 아직도 원기왕성한 아서 래퍼(래퍼 곡선으로 유명한) 등은 여전히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99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전에 나선 스티브 포브스도 공급주의에 매료돼 있다. 경제학에서는 한때 유행했다가 일시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던 이론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되살아나곤 한다. 요즘 합리적인 보수경제학계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우선 새로 탄생한 유로화를 보자. 유로화 지지자들은 올해 출범한 유로화가 초기 몇달 동안 약세를 나타내자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9월들어 월가와 미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로화의 가치는 다시 상승하고 있다. 유로화 비판자들이 우려했던 것이 일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일랜드 경제가 다른 유럽국가보다 과열되고 있지만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기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다른 역내국가들, 즉 이탈리아·프랑스·독일에 대해 오히려 경기부양책을 써야 할 판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의 중간 정도 경제상태인 스페인 같은 나라들이 득을 볼 것 같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또는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비교해보자. 아르헨티나는 페소화를 미 달러화에 연동시키는 통화위원회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먼델 교수는 아르헨티나의 페그시스템을 지지하고 브라질의 변동환율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경제에서는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이 불가능하다.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긴축정책을 유지하면서 인플레 억제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가 앞으로 몇년간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현재의 환율제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대한 평가 역시 쉽지 않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세계의 주류인 자유무역주의에 대항해 오랫동안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해왔다. 이같은 정책에 대해 해외 금융기관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말레이시아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공격해오자 말레이시아는 직접적인 자본통제로 맞서고 있다. 반면 IMF의 정책을 받아들인 한국의 경우 99년 경제성장률이 크게 높아졌다. 세계화 이데올로기를 거부한 말레이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경제는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제대로 필 수 없는, 꺾이기 쉬운 꽃과 같다. 파키스탄·유고슬라비아와 같이 정치불안에서 헤매고 있는 국가들은 어떤 환율제도를 채택하느냐에 관심을 쏟을 겨를도 없을 것이다. <원문> NOBEL PRIZE SEASON & ECONOMIC POLICY PAUL A. SAMUELSON IN MID-OCTOBER A GERMAN-BORN PROFESSOR AT A ROCKFELLER UNIVERSITY WON THE NOBEL PRIZE FOR MEDICINE AND PHYSIOLOGY. ONE OF MY 15 GRANDCHILDREN, IN THE NEXT CENTURY, WILL BE CURED OF A CANCER BECAUSE OF PROFESSOR GUNTER BLOBEL'S DISCOVERIES OF HOW PROTEINS CONTROL THE TRAFFIC INTO AND OUT OF CELLS. THREE CHEERS. TWO DAYS LATER PROFESSOR ROBERT MUNDELL OF COLUMBIA UNIVERSITY WAS AWARDED THE 1999 NOBEL PRIZE IN ECONOMICS FOR HIS INNOVATIVE ANALYSES OF INTERNATIONAL MONETARY THEORIES. THAT IS A JOY TO ME BECAUSE, DACADES AGO AT THE MIT GRADUATE SCHOOL, YOUNG BOB MUNDELL EARNED A BRILLIANT PH.D IN OUR ECONOMICS SEMINAR ROOMS. THREE CHEERS AND ONE CHEER MORE. IN THE HARD SCIENCES MOST NOBEL-CALIBER SCHOLARS GENERALLY AGREE WITH EACH OTHER. THUS MOST OF THEM DOUBTED THE REALITY OF SO-CALLED "COLD FUSION," WHEREBY IT WAS HOPED THAT ENERGY COULD BE CHEAPLY CREATED BY COMBINING (RATHER THAN SPLITTING) ATOMS. THEIR DOUBTS WERE LATER VINDICATED BY CONTROLLED EXPERIMENTATION. THE NOBEL PRIZE FOR PEACE AND THE NOBEL PRIZE FOR LITERATURE ARE NOT QUITE LIKE THOSE FOR CHEMISTRY AND FOR PHYSICS. WHEN HENRY KISSINGER SHARED THE PEACE PRIZE IN 1973 WITH THE HEAD OF THE VIETNAMESE LEFTIST STATE, LE DUC THO, HALF THE UNHAPPY PEOPLE WERE THOSE ON THE RIGHT AND HALF WERE THOSE ON THE LEFT. ECONOMICS IS SOMEWHERE IN BETWEEN, AS LESS THAN A HARD SCIENCE BUT MORE THAN A SOFT ART. THUS, MILTON FRIEDMAN AND I BOTH HAVE STOCKHOLM GOLD MEDALS. WE HAVE BEEN WARM FRIENDS FOR MORE THAN 65 YEARS, SINCE LONG AGO WE BOTH STUDIED IN THE UNIVERSITY OF CHICAGO AT THE KNEE OF THE WISE FRANK KNIGHT. BUT ON MANY POLICY MATTERS WE DISAGREE STRONGLY. WE UNDERSTAND AND RESPECT EACH OTHER'S ARGUMENTS BUT ARE OBLIGED TO DISSENT POLITELY. MY PURPOSE HERE IS NOT AT ALL AUTOBIOGRAPHICAL. IT IS TO EXPLAIN WHY A ROBERT MUNDELL THINKS WELL OF THE NEW EUROPEAN MONETARY UNION. FOR HIS THEORY OF OPTIMUM CURRENCY AREAS, MUNDELL HAS EVEN BEEN CALLED THE FARTHER OF THE EURO. MUNDELL MOURNED THE DEATH OF THE GOLD STANDARD WHILE, AT THE SAME TIME, MOST OF HIS CONTEMPORARIES IN AMERICAN ACADEMIA HAVE FAVORED SOME VERSION OF FLEXIBILTY FLOATING EXCHANGE RATES. I SHOULD MENTION AS A MATTER OF INTEREST--OF MINOR INTEREST--THAT DR. MUNDELL WAS ONE OF THE ARCHITECTS OF PRESIDENT RONALD REAGAN'S 1981-83 "SUPPLY-SIDE ECONOMICS." SUPPLY-SIDERS, SUCH AS WHITE HOUSE STAFFER DAVID STOCKMAN, ONE-TIME PRESIDENTIAL ASPIRANT JACK KEMP, THE EBULLIENT ARTHUR LAFFER (OF "LAFFER CURVE" FAME) ARE STILL AN INTELLECTUAL FORCE ON THE WALL STREET JOURNAL'S EDITORIAL PAGE AND ON THE STEVE FORBES 1999 CAMPAIGN FOR THE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ATION. IN ECONOMICS WHAT GOES AROUND COMES BACK AROUND, EVEN AFTER TEMPORARILY GOING OUT OF FASHION. HOW THEN GOES RATIONAL CONSERVATIVE ECONOMICS THESE DAYS? FIRST LOOK AT THE NEW EURO CURRENCY. ITS ADHERENTS WERE A MITE DISAPPOINTED WHEN FOR MOST MONTHS OF 1999 IT DEPRECIATED AGAINST THE DOLLAR. BUT, IN AUTUMN, THE EURO HAS REGAINED SOME GROUND NOW THAT WALL STREET AND U.S. GROWTH HAVE BEEN DISPLAYING SOME UNCERTAINTIES. WHAT CRITICS OF THE EURO FEARED WOULD HAPPEN HAS IN A DEGREE HAPPENED. WHEN IRELAND OVERHEATS AND OUTGROWS THE REST OF EUROPE, THE NEW EUROPEAN CENTRAL BANK (AT FRANKFURT) CANNOT COOL IT OFF WHILE AT THE SAME TIME TRYING TO HELP OUT SLUGGISH ITALY, FRANCE AND GERMANY WITH SOME CREDIT STIMULATION. A SPAIN MUST FEEL LUCKY THAT IT IS MIDWAY BETWEEN IRELAND AND ITALY AT THIS STAGE OF THE GAME. TURN NOW TO COMPARE ARGENTINA AND BRAZIL, OR SOUTH KOREA AND MALAYSIA. ARGENTINA HAS A CURRENCY BOARD THAT KEEPS ITS CURRENCY PEGGED RIGIDLY TO THE DOLLAR. PROFESSOR MUNDELL APPROVES OF THAT, AND IS DUBIOUS ABOUT THE BRAZILIAN FLUCTUATIONS IN CURRENCY PARITIES. NO DECISIVE CONTROLLED EXPERIMENTS ARE POSSIBLE IN ECONOMIC HISTORY. THUS FAR, CONSIDERABLE AUSTERITY PERSISTS IN ARGENTINA. BUT NOT YET HAVE THE DYKES AGAINST INFLATION GIVEN WAY. STILL, WERE THE FUTURE TO BRING TO ARGENTINA UNDER THE PRESENT CURRENCY ARRANGEMENT SEVERAL MORE YEARS OF ECONOMIC STAGNATION AND SACRIFICE, THEN A RECALCULATION MIGHT WELL BE IN ORDER. SIMILAR IMPONDERABLES ARISE TO CLOUD THE KOREAN AND MALAYSIAN COMPARISON. THE MALAY PRIME MINISTER HAS LONG PLAYED THE "ASIAN VALUES" CARD AGAINST THE MAINSTREAM FREE TRADE IDEOLOGY. WHEN THAT SOURED MALAYSIA'S CREDIT STANDING WITH FOREIGN CREDITORS AND THE IMF, EMERGENCY RECOURSE WAS HAD TO DIRECT CAPITAL CONTROLS. BY CONTRAST, KOREA'S RESPECTABLE 1999 GDP RECOVERY HAS BEEN ENGINEERED WHILE LIVING UP TO THE IMPOSED IMF RULES. OBJECTIVELY, THE JURY IS STILL OUT ON WHETHER MALAYSIA IS, OR WILL BE, IN DEEP TROUBLE BECAUSE OF ITS DECISION TO OPT OUT OF THE GLOBALIZATION IDEOLOGY. ECONOMIC PROSPERITY IS A TENDER FLOWER THAT DOES NOT FLOURISH WELL WHEN POLITICAL STABILITIY IS ABSENT. NATIONS IN DEEP POLITICAL TROUBLE, LIKE PAKISTAN WHICH HAS JUST HAD A MILITARY TAKEOVER OF ITS CIVILIAN GOVERNMENT, OR LIKE YUGOSLAVIA, ONLY WISH THAT THEY HAD MINOR THINGS TO WORRY ABOUT SUCH AS FLOATING VERSUS FIXED EXCHANGE-RATE PAR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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