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주의 주가가 연초 대비 많이 올라와 단기 주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현대차 그룹 노조의 파업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감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그룹의 생산이 늘어나는 중국 비중이 큰 업체, 매출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곳들로 투자 포인트를 좁혀 나갈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운송장비ㆍ부품업종지수는 최근 한 주 동안 2.9% 하락했다. 지난 주 현대차와 기아차가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노사 조정 연기 권고를 거부하고 파업에 돌입한 것이 실적 우려감을 키웠고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의 조정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품주의 주가 수준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23일 기준 코스닥시장의 운송장비ㆍ부품업종지수는 5,083.91포인트로 연초 대비 14%, 연중 저점보다는 20% 이상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운수장비업종지수 역시 연중 저점 대비 17% 올랐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한일이화가 23일 1만4,750원으로 거래를 마쳐 올 초 주가보다 2배 이상 뛰었고 일지테크도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100%를 넘어섰다. 이밖에 SJMㆍ세원정공ㆍS&T모티브 등이 40~60%대의 연초 후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의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연초 대비 주가 매력이 크지 않은 업체가 많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중국과 유럽도 PMI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글로벌 경기의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 대표적인 내구재인 자동차에 대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주 전반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좋다. 다만 최근의 주가 상승을 근거로 업체별 차별화가 진행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 스토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지역에서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잡고 있어 중국 법인의 비중이 큰 업체들의 수혜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선재 연구원은 "부품사들의 상당수가 현대차 그룹에 의존하고 있어 현대차 그룹의 생산이 늘어나는 지역에 대한 노출이 큰 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좋다"며 "중국 법인으로부터의 이익기여도가 큰 만도ㆍ한일이화ㆍ일지테크ㆍSJM 등의 부품업체들이 현대차 그룹 생산량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근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기준으로 한일이화의 세전이익 중 중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중소형 부품사 평균 30%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으며 평화정공의 중국법인 수익성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창산업과 S&T모티브 등 자체적인 성장성이 부각되는 종목들도 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권승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창산업은 케이블과 페달, 레버 등을 생산하던 것에서 오토 트랜스미션 부품 부문으로 아이템을 바꿨다"며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이 분기 기준으로 100억원에 육박하지만 현재 공장이 풀 가동 되고 있어 기회요인이 위험요인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송선재 연구원은 "S&T모티브는 내년부터 북미GM에 연간 250억원 규모의 변속기용 오일펌프를 납품할 예정이고 2015년부터는 한국GM과 상하이GM에 1,100억원 상당의 오일펌프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한 데 더해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동차 부품주 전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들이 부각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관련 종목으로는 삼기오토모티브가 꼽힌다.
최주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기오토모티브의 12개월 전망 주가수익비율은 6.6배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완성차 업체나 시장 대비 높은 성장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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