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등 주식형 사채 권리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부분 현재 주가가 신주인수권 및 전환청구권 행사가액을 웃돌아 주식으로 전환한 후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주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신주인수권 및 전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15개사에 이른다. 전환청구권 행사 사실을 알린 곳도 3개사다. 오성엘에스티는 26일 장 마감 후 공시에서 BW의 신주인수권 28만1754주가 행사돼 내달 3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물량규모는 총 발행주식의 1.43%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지난 24일에도 CB의 전환청구권 35만1,156주(발행주식총수의 1.70%)가 행사돼 내달 3일 상장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엔씨비네트웍스도 BW의 신주인수권 153만205주가 행사돼 12월 10일 상장될 예정이라고 같은 날 공시했다. 이외에도 ▦지아이블루(118만2,592주) ▦온세텔레콤(6만5,800주) ▦유진데이타(1,046만9,007주), ▦엔알디(30만4,259주) ▦시노펙스그린테크(1,000만주) ▦메디포론디비티(113만6,363주) ▦에스맥(13만1,604주) ▦한국자원투자개발(19만6,078주) ▦테라젠이텍스(36만2,738주) ▦미래나노텍(142만2981주) ▦피엘에이(313만2,966주) 등이 BW의 신주인수권 행사로 이달 말이나 12월 초 상장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어울림네트웍스와 티모테크놀로지도 각각 CB의 전환청구권 24만8,000주, 162만주가 행사돼 내달 3일과 8일 상장된다고 공시에서 밝힌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종목 대부분의 행사가액이 현 주가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오성엘에스티의 신주인수권과 전환청구권 행사가액은 각각 5,930원과 6,650원으로 현 주가(1만3,900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엔씨비네트웍스의 신주인수권 행사가도 508원으로 26일 종가(1685원)보다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지아이블루의 행사가액 역시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렇듯 현재 권리 행사를 유진데이타 단 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들도 현재 주가가 행사가액을 상회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행사가액이 현 주가보다 현저히 낮을 경우 주가 차익을 실현하기 관련 물량들이 대량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코스닥시장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 "행사가액보다 현재 주가가 크게 낮을 경우, 차익실현을 노린 물량이 대량 출회돼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많다"며 "BW 및 CB의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된 후 해당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행사가액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SCP와 이엠엘에스아이는 BW의 신주인수권 159만4665주가 행사돼 상장된 해당일과 다음 거래일에 주가가 하락했다. 오경택 동양종합금융증권 스몰캡 팀장은 "대내외적 위험요인으로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신주인수권 및 전환청구권 행사는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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