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15일부터 1박2일간 경기도 이천 LG 인화원에서 구본무 회장과 계열사 사장 및 사업본부장 등 그룹 주요 임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매년 1월초 구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내 최고경영진들이 모두 모여 그룹의 새로운 경영전략을 공유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이틀간 CEO들이 머리를 맞대고 조별토론을 벌인 뒤 발표를 통해 결과물을 공유한다. 지난해에는 ‘시장선도를 위한 LG만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구축’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올해의 정확한 회의 주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선도를 위한 해외사업 전략’에 대한 집중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이 올해 글로벌 CEO 전략회의의 화두로 ‘해외사업 전략’을 꺼내 든 것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고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LG그룹은 2012년 말 기준 전체 매출 145조원의 70%에 가까운 100조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일 정도로 해외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그룹 매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온 해외사업 역시 타격을 받으면서 새로운 성장 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글로벌 시장 전망에 대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신흥국을 포함한 그 외 시장은 올해도 여전히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현재 LG그룹의 성장을 이끌어가야 할 일부 사업의 경우 해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의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TV사업의 경우 중국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룹이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스마트폰사업 역시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구본무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시장 선도주의’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요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해외사업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는 그룹 전 계열사의 최고경영진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시장 선도를 위한 해외사업 전략을 수립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번 회의에서 도출된 해외사업 전략을 토대로 올해 대대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동시에 강력한 시장 선도주의와 1등을 목표로 한 신사업 육성을 주문한 바 있다. 주력사업에서는 선도 상품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신사업은 1등을 목표로 집중 육성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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