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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산수화 진수 선보인다

송시열이 싹틔운 조선의 독창적 예술사조<br>우암 탄생 400주년 서화전<br>13일부터 간송미술관서 열려

겸재 정선의 '총석정'

주자의 성리학을 건국 이념으로 삼은 초기 조선왕조의 문화는 중국 일색이었다. 조선으로 건너온 성리학은 그러나 200여년이 지나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과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를 만나면서 조선 풍토에 맞는 사상으로 발전한다. 15세기가 중국에서 건너온 사상이 조선 풍토에 맞는 철학으로 발전하는 기틀을 잡은 시기라면 17세기는 조선식 사조가 문화와 예술 분야로 퍼져 열매를 맺기 시작한 시대로 이른바 조선왕조의 르네상스로 불린다. 성북동 간송미술관은 율곡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17세기의 대표 학자 우암(尤庵) 송시열 宋時烈, 1607~1689)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는 서화전을 13일부터 시작한다. 조선 초기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첫 시도는 바로 진경산수화의 탄생이다. 중국화와의 우선 차이점은 배경과 등장 인물이 중국이 아니라 조선이라는 것. 갓과 도포 입은 선비가 등장하고 한양과 금강산을 보고 그린다는 것은 당시로선 생각하기 힘든 일종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시에는 진경산수화의 서막을 알린 창강(滄江) 조속(趙涑, 1595~1668)부터 진경산수화의 열매를 거둬들인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작품까지 그림과 글씨 100여점이 선보인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은 "진경산수화는 개념적인 중국 그림을 그대로 베끼지 않고 우리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탄생한 독창적인 예술사조"라며 "조선 성리학이 완숙된 이후 등장했던 화풍인 진경산수화는 주자 성리학이 조선 성리학으로 완성시켰던 우암 송시열의 철학과 사상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우암의 글씨를 비롯해 매화에 앉은 상서로운 까치를 그린 창강의 '고매서작(古梅瑞鵲)' 등 대표작과 겸재의 초기작부터 최고 절정기의 작품 등이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다. 가양동에서 목멱산(지금의 남산)을 바라보며 그린 겸재의 '목멱조돈(木覓朝暾)' 등 한양 주변을 직접 보고 그린 산수화를 비롯해 '단사범주'(丹砂泛舟), '장안사(長安寺)' 등 그의 득의작(得意作)인 금강산 진경산수화 다수가 선보인다. 전시는 27일까지.(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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