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위기 이후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모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스권 장세로 주식형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의 투자매력이 시들해지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이 몰린 탓이다. 29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북핵 리스크가 고조된 지난 9일 이후부터 보름여 동안 해외 부동산투자 펀드에 90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하루 평균 75억원의 자금이 해외부동산 관련 펀드에 집중된 셈이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주식형 펀드에 몰린 자금이 하루 평균 300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대한투자증권이 사모형태로 발행한 중국 선양시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 투자펀드는 발매 시작 30분만에 130억원어치가 모두 팔리기도 했다. 현재 시판되는 해외 부동산 펀드는 각국의 부동산 펀드에 재투자하는 이른바 ‘글로벌 리츠’ 상품이 대부분이다. 한화, 맥쿼리운용 등을 통해 현재 22개 상품이 시판중이며 70%가량이 정부가 해외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방안을 내놓은 올 3월이후 설정됐다. 이 같은 해외 부동산 재간접펀드가 주목 받은데는 주식형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데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금융상품도 시장 변동성 감소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판되는 해외 부동산 펀드 대부분이 기존펀드에 재투자하는 형태이다 보니 안정적이면서도 어느 정도의 수익성도 확보하는 등 ‘대안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점도 주요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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