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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도 2,000원짜리 프리미엄 시대가 열렸다. 대부분의 과자가 1,000원 미만대였던 데 비해 제과업계는 최근 들어 유기농 밀가루 사용, 무색소, 무MSG 등을 내세운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성수기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올 상반기 과자 유해성 논란 이후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제과업계가 고품질 제품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국산 쌀을 오븐에 구워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인 2,000원짜리 쌀과자 ‘별따먹자’를 새로 선보였다. 별따먹자는 무MSGㆍ무향료ㆍ무색소 웰빙 쌀과자로 아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쌀을 원료로 한데다 오븐에 굽는 공정, 일일이 낱개 포장하는 공정 등이 포함되다 보니 일반 과자보다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가을 성수기를 겨냥해 3,000원짜리 초콜릿 신제품을 내놓고 테스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병에 들어 있는 구슬 모양 초콜릿인 ‘드림 카카오’는 일반 초콜릿 제품보다 카카오 함량이 2배인 56%나 함유된 프리미엄 초콜릿. 롯데제과의 한 관계자는 “초콜릿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3,000원짜리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오리온도 지난 5월 100%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 프리미엄 쿠키 ‘뮈렌’을 내놓았다. 무방부제ㆍ무색소ㆍ무팽창제를 특징으로 내세운 이 제품은 계란 흰자를 거품내 구운 머랭 속에 아몬드ㆍ호두ㆍ호박씨 등 견과류 칩을 넣어 고급스러운 프리미엄급 제품을 표방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96g에 2,000원으로 다른 쿠키류가 200g에 2,000원대인 것과 비교할 때 거의 두 배 정도 비싼 편이다. 2,000원짜리 과자의 등장은 가뜩이나 출산율 감소, 인구 고령화 등으로 제과산업 자체가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웰빙 트렌드 선호, 유해성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에게 외면당하지 않기 위한 획기적인 변신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공감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돼온 유해성 시비에서 벗어나 고급 원료와 제조과정 개선을 통해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갈수록 부실해지는 제과업계의 수익구조도 프리미엄 전략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제과업계의 올 2ㆍ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농심ㆍ롯데제과ㆍ오리온 등은 일제히 2ㆍ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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