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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아협력업체의 절규(사설)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는데 이게 무슨 날 벼락인가. 도대체 정부는 왜 필요한 것인가.』기아그룹에 15년간 납품해온 한 중소기업체 대표가 청와대와 금융기관에 보낸 호소문의 서두다. 『이달까지는 매월 10억원씩 돌아오는 어음을 간신히 막겠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새벽 6시부터 밤 늦게까지 뛰어다닌 노력이 하루 아침에 수포로 돌아갈것 같다. 기업인들이 온갖 수치를 감당해야하고 직원들은 실직의 불안에 떨고있다.』 기아 사태이후 중소기업들이 겪고있는 고통이 절절이 배어있다. 『정부는 뒷짐지고 방관하고 있으며 은행은 자기 몫 챙기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세금을 내며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부품 업체들은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왜 필요한 것이냐.』 호소가 아니라 통곡에 가깝다. 『부품 업체는 어설픈 자유경쟁 논리의 희생물이 되고 있다. 정부 정책방향이 확고하다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기회를 갖자.』 제안이 아니라 절규나 다름없다. 그는 금융기관에 밉보이지 않도록 언론에 실명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 호소가 비공개를 요청한 그 부품업체의 것뿐이 겠는가. 기아그룹 협력업체 모두의 호소이자 눈물이 담겨있는 절규일 것이다. 이 이상 다른 말로 절박한 상황을 설명할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가슴이 저리고 충격적이다. 기아 사태이후 많은 협력업체들이 도산을 했고 또 부도위기에 직면해있다. 건성어음 조차 할인이 되지않고 내국신용장 개설도 중단됨으로써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역할은 무엇이며 정부는 왜 필요한 것인지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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