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단기차입 규제와 잇단 구두 개입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해외단기 차입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올 상반기 200억달러에 달했다. 또 여행ㆍ유학 등이 급증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첫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 5ㆍ6월 두달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3ㆍ4월 적자폭이 커 상반기 전체로는 14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6월 중 총차입은 34억9,320만달러로 5월(37억3,060만달러)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의 단기 차입규모는 25억2,330만달러로 나타났다. 올 1~6월 중 누적 예금은행의 해외단기차입 규모는 199억9,55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예금은행의 해외단기차입 규모(269억6,880만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해외단기차입이 급증하면 환율하락 압력을 높여 수출 채산성이 떨어지고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게 된다. 더구나 국내 조선ㆍ중공업체의 수주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국내 금리상승으로 금리차를 노린 재정거래유인이 커지고 있어 해외단기차입의 증가세는 앞으로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삼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은행들의 단기외화차입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25억달러 중에는 외은지점 비중이 좀더 크다”고 말했다. 6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늘면서 14억6,92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흑자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14억3,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2,640억달러 적자보다 3.3배로 커졌다. 6월 상품 수지는 수출호조로 흑자 규모가 지난달보다 11억7,000만달러 늘어난 34억740만달러였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전달과 비슷한 15억1,590만달러였다. 1~6월 누적으로는 105억7,530만달러를 기록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적자폭이 100억달러를 넘겼다. 특히 일반여행경비와 유학ㆍ연수비용 등으로 해외로 유출된 돈이 상반기에만 100억4,000만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19% 늘었다. 여행수지 누적적자는 7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상반기 수출ㆍ입을 통한 상품수지 흑자가 132억달러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행수지로만 수출을 통해 번 돈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간 것이다. 소득수지는 3월 결산법인의 대외배당금 지급 등으로 5월 4억6,160만달러 흑자에서 균형 상태인 32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이전수지는 전월보다 적자폭이 4,000만달러 확대된 4억1,91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정 팀장은 “수출 호조 덕에 7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상품수지가 워낙 좋아 여행수지 적자를 메우고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2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은 종전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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