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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관련지표 동시추락 경제전반 불안감 확산

물가 급등·수출 둔화 <br>"정부선 4분기 수출전망 우려수준 아니다" 이달 소비자물가 5%대 진입 가능성도

수출과 관련된 모든 지표가 한꺼번에 나빠졌다. 8월 수출액이 6개월 만에 200억달러를 밑돌고 무역수지 흑자도 1년 만에 20억달러선을 하회했다. 특히 추세를 보여주는 일평균 수출액도 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때문에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더욱이 1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무려 4.8%에 달해 경제 전부문이 동시에 망가지고 있다는 위험론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수출 그 자체만을 떼어놓고 보면 아직도 여유분이 많은 편이다. 무역수지 절대액이 유지되고 둔화했다는 수출증가율도 30%선에 이른다. 문제는 수출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냐는 점이다. 수출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사정이 좋다면, 아니 평균만 유지해준다면 수출이 둔화해도 충분히 버텨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데 불안요인이 있다. 극도로 침체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나 홀로 지탱해온 수출 증가세의 둔화는 경제 전반에 걸친 공황사태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수출과 함께 경기를 주도해온 건설업황까지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수출의 성장세 둔화는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경계론ㆍ위기론에 대해 아직까지 낙담할 상황은 전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계형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와는 달리 월초에 여름휴가가 집중되면서 8월 중 수출금액이 지난달에 비해 11억달러 감소했다”며 “다만 20일 이후 수출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로 4ㆍ4분기 수출전망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이 절대금액을 유지해갈 수는 있겠지만 큰 폭의 성장세가 한계를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소비와 설비투자 등 다른 부문이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가 급속도로 탄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수입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은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할 대목으로 분석된다. 전통적으로 원자재와 부품ㆍ소재를 들여와 수출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활발한 투자의 선행지표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원유가 급등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것일 뿐 기업의 생산활동으로 연결될 수입증가는 아니라는 해석이 상존한다. 해석이 엇갈리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앞날을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물가는 더욱 불안하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 3년1개월 만의 최고치로 두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더욱 올랐다. 무려 지난해의 두배에 달한다. 특히 농축수산물ㆍ교통요금ㆍ등유ㆍ경유 등이 크게 올라 서민가계에 큰 타격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양배추(159%), 무(109.4%), 배추(81%) 등 채소류가 24.5%나 오르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나 급등했으며 유가상승으로 인해 석유류도 한달 사이 2.1% 올랐다. 또 서울에 이어 지방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이 잇따르면서 공공서비스 요금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농수산물의 경우 물가상승률 산정시 비중이 작은 편이어서 수치상으로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비정상적일 정도로 오름폭이 크다”며 “최근 폭염으로 피해가 많았던 고랭지 채소는 중국산 수입이 어려운데다 유통과정에서도 마진폭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공공서비스뿐 아니라 서민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물가 관리에도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9월부터는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상승세가 누그러져 물가가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9월에 태풍피해가 많았다는 점과 추석수요 등을 감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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