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리더십, 축구 명장에 배워라 90분 리더십- 데비빗 볼초버, 크리스 브래디 지음 제이엔비 펴냄세계적 감독들 리더십을 기업경영에 적용인재·조직경영 등 지침 될만한 덕목 소개 홍병문 기자 hbm@sed.co.kr “팀이란 단순히 하나 더하기 하나를 통해 열한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배로 증가한다. T(Team)=(1+2+3+4+5+6+7+8+9+10+11)XN이며 여기서 N이란 감독의 힘이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팀 아스날의 감독 아르센 벵거의 스승이자 한때 감독으로 활약했던 폴 프란츠가 남긴 축구 명언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저자들이 왜 이 프란츠의 경구를 인용했는지 금세 알아챌 것이다. 이 책은 그저 잘 나가는 그리고 한 때 잘 나갔던 축구 감독들의 무용담을 늘어 놓은 축구 해설서가 아니다. 축구에 푹 빠진 이들이 경기가 없는 날 소파에 앉아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서 시간을 때울 그런 책은 더욱 아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는 작가 데이빗 볼초버와 런던 카스대학원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크리스 브래디는 현재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해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스벤 고란 에릭손 현 잉글랜드 국가대표 감독 등 영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 리그 거장들의 리더십을 통해 경영 지침이 될 만한 덕목들을 뽑아내고 있다. 경영 현장을 비유할 수 있는 그 많은 스포츠 가운데 저자들은 왜 하필 축구를 택했을까. 저자들이 인용한 한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축구판에서는 4만명이 넘는 주주를 모시고 일년에 한 40번쯤 주주 총회를 한다고 보면 되는 거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매주 토요일 7만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2시간 동안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공개하여 리그 순위라는 형태로 평가서를 제출합니다. 일반 회사라면 일년에 두번만 하면 될 것을 말이지요.” 저자들은 축구를 경영 전략의 힌트를 주는 단순한 비유 거리로 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 경영의 난제들을 압축된 형태로 보여주는 생생한 기업 전쟁 현장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들의 눈에 ▦CEO와 회장의 권한 분리 ▦인재 쟁탈전 ▦전략 방향 설정 ▦전술 계획 수립 ▦경영자의 지속성 및 업무 승계 ▦소액주주들 ▦언론과 각종 규제 등의 화두는 축구 감독과 기업 수장의 눈앞에 놓여진 공통 과제로 비쳐진다.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위대한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우선 직관적 분석력이 뛰어나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즈 축구 선수였던 보비 찰튼은 전설적인 축구 감독 맷 비즈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감독이 왜 이렇게 하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 하면 며칠 후에 감독님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게 되지요.” 감독의 작전이 항상 옳은 것이며 감독의 요구만 완벽하게 수행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바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인 것이다. 위대한 감독이 지녀야 할 덕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감한 실행력을 가져야 하고 알렉스 퍼거슨이나 히딩크 감독처럼 항상 승리에 굶주린 듯 “브레이크 없는 야망”을 품어야 한다. 축구에 관한 끝없는 열정과 열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신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독 그 존재의 아우라(Aura)”라다. 아우라란 그 감독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존재감을 말한다. 저자들은 후계자 선정의 문제, 코칭 스태프의 선발, 될 성 부른 선수의 스카우트와 육성, 인재 개발 등 일선 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공 경영의 모든 비밀을 축구 명장의 리더십을 통해 생생하게 펼쳐놓았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해 꼭 축구 팬일 필요는 없다. 강력한 리더십과 관리 능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단숨에 책을 독파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05/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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