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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근태 ‘미묘한 신경전’
입력2004-01-27 00:00:00
수정
2004.01.27 00:00:00
구동본 기자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른 열린 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원내 사령탑인 김근태 원내대표 간에 미묘한 갈등 조짐이 보이고있다.
정 의장이 당 간판으로 등장하면서 `정동영 신드림`을 일으켜자 평소 대권 경쟁적인 관계인 두 사람간에 내재된 경쟁심리가 긴장관계로 변화하고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도가 1위로 올라오면서 신경전의 강도가 더해가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두 사람은 27일 이와 관련, “건설적인 협력관계”라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만약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내 갈등이 표면화할 경우 1당 목표는 고사하고 제3당으로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사람은 서로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방법론을 놓고는 현실론과 이상론 으로 갈리는 등 체질적 차이가 미묘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일단 지금까지 겉으로는 김 원내대표가 정 의장을 견제하는 듯한 형국이다. 이라크 추가 파병안 반대와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위한 선거 공조론을 꺼내든 것이 압박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27일 SBS 라디오에서도 정 의장의 서울 종로 또는 부산 출마설과 관련,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
조 대표의 대구 출마를 구국적 결단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정 의장의 지역구는 전주”라고 못박은 김 원내대표는 조 대표 지원 등 통합론에 대한 새 지도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도부가 누구냐”고 반문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당내 시선에 대해 김 원내대표측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부인했지만, 측근들은 원내대표에 대한 예우와 관련해 복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전당대회 뒤 보름여가 흐른 27일에야 김 원내대표가 상임중앙위원회에 참석하게 된 것도 양측의 미묘한 기류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산하의 정책위가 참여하는 민생투어에서 제외됐으며 정 의장은 지난 24일에야 김 대표에게 상임중앙위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간 긴장관계는 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 중에서 누가 다음 달 임시국회 대표연설을 하느냐에 따라 표면화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정동영 효과`로 당이 뜨고 있고 총선 전략 차원에서 정 의장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데 반해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계파 보스당인 민주당 때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돌아가면서 했지만 우리당은 엄연히 원내대표가 있지 않느냐”고 말해 견해차를 노출했다.
따라서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을 중심으로 발로 뛰자는 정 의장의 실용주의와 개혁정치 구현을 위해 원칙을 저버릴 수 없다는 김 원내대표의 지론이 접점을 찾을지 아니면 갈등으로 나타날 지 관심사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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