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 주택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100%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시가격은 집값의 등락을 고려, 시세의 70~80%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남 등 집값 급등지역은 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추 장관의 발언대로 공시가격을 시세 수준으로 가져가게 되면 보유세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까. 강남구 대치동 우성 41평형은 올 공시가격이 8억2,000만원이다.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로 359만원을 부담하고 현 공시가격이 그대로 유지됐을 때 내년에는 421만원을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오는 2007년부터 공시가격이 시세 수준까지 오르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인 15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100% 반영시 보유세는 1,200만원이 된다. 올 납부세액 359만원에 비해 234%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56평형을 예로 들어보자. 현 제도하에서 이 아파트 주인은 올해 535만원을 부담하면 된다. 반면 공시가격의 반영률이 시세의 100%가 되면 2007년에는 이보다 161% 늘어난 1,400만원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63평형은 현 기준대로라면 올해에 보유세로 1,619만원, 내년에는 1,800만원을 내면 된다. 하지만 2007년에 공시가격이 시세 수준까지 오르면 3,500만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공시가격의 반영률이 시세의 100% 수준까지 오르게 되면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 상속ㆍ증여세 등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공시가격의 시세 100% 반영은 세금의 안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집값의 등락을 고려, 공시가격은 시세의 70~80%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며 “100%가 됐을 경우 예기치 못한 변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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