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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은행에 편중 자금흐름 왜곡

"2차 금융구조조정 필요" 절반가량 외국인소유…금융주권상실 우려 <br>"증권등 2금융권 되살려 무게중심 잡아야"

우리나라 경제의 ‘돈줄’을 좌우하는 금융산업이 너무 은행에만 편중돼 자금 흐름이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ㆍ보험 등 제2금융권을 육성시키기 위한 또 한차례의 금융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금융산업의 무게중심이 은행으로 옮겨졌지만 은행의 대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어 금융주권 상실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시급한 제3차 금융조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대형화된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카드위기 이후 오히려 시중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더욱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외환위기와 대우사태 당시의 1, 2차 구조조정에 이은 금융산업 전반의 새로운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LG경제연구원도 ‘금융산업의 은행 편중 심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으로의 집중도 증가는 금융산업의 시스템 리스크를 증가시키고 미래 성장산업에 자금공급을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민간경제연구원장ㆍ교수 등 경제 전문가들도 지난 8월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증권사ㆍ보험사ㆍ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미흡한 상태라며 구조조정을 늦출 경우 대량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밝히는 등 제2금융권 구조조정이 시급한 경제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은행에 돈이 집중되면서 기업 대출과 주식투자는 회피하고 가계대출과 무위험 채권 투자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실물경제를 뒷받침해야 할 금융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자금이 선순환되지 못하고, 특히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문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즉 낮은 금리에도 불구, 돈이 돌지 않고 있는 현재의 문제가 지나친 은행산업 집중에서 비롯된 측면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가 IMF 이후 금융 구조조정이 ‘은행의 덩치 키우기’ 위주로 흐르면서 증권ㆍ보험 등 제2금융권과의 불균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최근 급속히 국내 은행 부문에서 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향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은행 산업의 재편과정에서 외국인은 시중은행의 절반 가량(7개 중 3개)을 인수했고 최근 국민ㆍ신한지주ㆍ하나은행 등 비외국계 시중은행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비외국계 시중은행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60%를 웃돌고 있으며 정부가 지분의 86.8%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10%대를 넘어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들이 안전 위주의 경영을 하기 때문에 가뜩이나 기업 대출을 꺼리는데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 경제의 큰 틀을 고려한 산업대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외국인 지분 증가는 해외자본 유입이라는 긍정적 요소도 있지만 향후 기업 대출이 더욱 위축돼, 특히 중소기업 등의 자금조달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은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에 대한 균형 있는 육성. 박 연구위원은 “방카슈랑스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책적으로 은행 쪽에만 힘이 편중됐다”며 “증권사ㆍ보험사 등에도 부분적으로 은행 업무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증권시장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구조조정을 통한 과다한 증권사 수 문제 해결 ▦국내 증권사의 투자은행 부문 영업강화를 위해 국내 기업들의 외자유치 등 주간사 업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 ▦장기 적립식 펀드에 비과세 혜택 부여 등 증시 부양책 마련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최흥식 금융연구원 원장은 “자금시장의 고른 발전을 위해서는 증시부양이 필요하다”며 “연기금의 주식투자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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