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디지털 TV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ㆍ일 가전업체들이 이번에는 ‘타임머신 TV’ 시장을 놓고 정명승부를 펼친다. 타임머신 TV란 TV에 하드디스크(HDD)를 탑재해 별도의 저장장치 없이 생방송을 녹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이번 2006 독일월드컵 기간동안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LCD TV 생산업체인 일본의 샤프는 자사의 LCD TV 모델인 아쿠아스에 웹 서핑이 가능한 PC기능과 500GB(기가바이트)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해 5월 하순 출시할 예정이다. 샤프가 새롭게 선보이는 PC-TV는 인텔 듀얼프로세스 CPU를 탑재한 외장형 PC를 이용, TV를 보며 인터넷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HD급 디지털방송을 43시간 녹화할 수 있다. 샤프가 가세한 타임머신 TV 시장은 지난해 5월 LG전자가 한국 및 미국시장에 세계 최초로 타임머신 PDP TV를 출시하며 불붙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2ㆍ4분기 도시바가 26인치·32인치·37인치 LCD TV, 3ㆍ4분기 히타치가 42인치·55인치 PDP TV 등에 타임머신 기능을 탑재하며 가열되기 시작했다. LG전자와 일본 TV 업체들에 이어 삼성전자도 조만간 외장형으로 PVR(퍼스널비디오레코딩) 기능을 갖춘 LCD TV를 출시할 예정에 따라 타임머신 TV시장이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임머신 TV의 원조격인 LG전자의 PDP TV는 160GB~25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HD급 방송을 최대 21시간까지 녹화할 수 있다. 또 TV를 켜는 순간부터 자동으로 최대 2시간까지 녹화돼 생방송을 잠시 멈췄다 볼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특히 타임머신 기능을 갖춘 TV는 동급 PDPㆍLCD TV에 비해 10% 이상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TV시장의 고부가가가치 제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타임머신 TV는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맞물리며 판매가 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월드컵을 앞두고 생방송을 시간이 지나도 볼 수 있는 기능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태극전사인 박지성 선수를 이용한 마케팅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도시바는 16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LCD TV 3개 모델을 선보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마츠이를 활용해 ‘조또 타이무(잠깐 타임)’ 기능을 적극 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타임머신 TV의 원천기술을 메이저 TV 업체들이 자체 개발하기 때문에 대만이나 중국의 TV업체들의 참여가 어려워 당분간은 한ㆍ일 메이저 TV 업체의 독점 시장이 형성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도시바, 히타치 등만이 하드디스크 TV 내장형 기술을 가지고 있고 외장형 기술도 미국의 티버와 몇몇 업체만이 가지고 있어 후발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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