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위원장은 17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삼정KPMG 제1회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출범 기념 세미나’에서 “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와 회계투명성이 강조돼왔지만 이를 제고해야할 감사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독립성과 전문성 모두 부족하다”고 밝혔다.
신 전 위원장은 “감사위원회는 업무집행기관인 이사회 내의 상임위원회 형식을 취하고 있어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인 기업은 감사위원의 선임권과 배임권을 사실상 이사회가 가지고 있어. 감사위원은 거수기에 지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감사위원 추천제도를 일반기업에 확대적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전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감사위원 선임방식 등을 일반기업에 적용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이사회로부터의 분리된 기관으로 전환하는 구조적인 지위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성에 대한 부분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감사위원은 업무감사와회계감사까지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감사의원회 회계감사는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감사위원이 특정 전문직과 직업군에 과도하게 쏠려있는 형편이지만 전문성을 높이려는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 제고를 위해 특정직군으로 편중된 인적구성을 다양화시키고 감사업무를 효율적으로 보조할 감사보조기구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전 위원장은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게 되고, 결국 이런 기업이 투자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삼정KPMG 세미나 자리에선 선진국 모범사례도 소개됐다. 데니스 웨일런 KPMG 글로벌 ACI 리더는 특히 제너럴일렉트릭(GE)와 JP모건 등을 소개했다. 그는 “GE의 경우 감사위원들이 회의실 밖을 나와 기업 지점 방문 등 임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업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한국의 감사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정KPMG는 지난 4월 16일 감사위원회의 올바른 역할 정립 및 활성화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인 ACI를 출범시켰다. 삼정KPMG ACI는 공인회계사·변호사·경제연구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감사위원회의 효과적인 운영과 대응전략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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