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혼여성 3명 중 1명꼴로 인공낙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해 인공 임신중절시술 건수는 35만590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고려대학교가 최근 보건복지부 용역을 받아 실시한 ‘전국 인공 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해 시술되는 임신중절수술 중 기혼여성은 20만3,230건, 미혼여성은 14만7,360건을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중절수술 가운데 기혼과 미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8%와 42%인 셈이다. 또 연간 가임기 여성 1,000명당 임신중절수술은 미혼여성이 12.9명, 기혼여성이 17.8명으로 조사됐다. 기ㆍ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절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은 36.6%에 달했으며 미혼여성도 4%를 나타냈다. 조사는 지난 5~9월 전국 의료기관 200여곳과 가임기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인공중절수술과 관련한 전국적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령별 낙태 여성은 20∼34세가 68.5%를 차지했으며 미혼여성은 20∼24세, 기혼여성은 30∼34세 연령층의 시술이 가장 많았다. 시술 당시 임신기간은 12주 미만이 96%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10대 여성의 경우 12주 이후 시술 비율이 12%에 달했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임신사실을 숨기다 뒤늦게 낙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술 이유로는 미혼여성의 경우 ‘미혼이어서’ ‘미성년자이므로’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ㆍ경제적 이유가 95%에 달했다. 반면 기혼여성은 ‘자녀를 원치 않아’ ‘자녀간 터울조절’ 등 가족계획 때문이라는 응답이 75%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17.6%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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