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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퀀텀점프 스마트 세상 연다] <상> 일상을 바꾸는 네트워크 혁명

쇼핑서 헬스·쿠킹까지 입맛따라 척척… '스마트 비서' 시대 온다

통신속도 1,000배 빨라지면 우주공간서도 인터넷 가능

SW·HW 하나로 묶으면 맞춤형 서비스 할 수 있어

"네트워크가 미래 좌우한다" 美·유럽·日 등 앞다퉈 투자



통신 발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유선 통신망은 인터넷 검색, 무선 통신망은 통화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유선으로 기가 인터넷과 초고화질(UHD) 방송, 무선은 3세대(3G)보다 15배 빠른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가입자와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다. 시스코는 지난해 말 전세계 모바일 기기는 70억대, 트래픽은 월평균 1.5EB(엑사바이트)라고 발표했다. 5년 후인 2019년에는 모바일 기기는 102억대로 32억대, 트래픽은 15.9EB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네트워크의 퀀텀점프로 속도가 100배, 1,000배 빨라지면 실현 가능한 서비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서비스 지역도 우주공간까지 뻗어나간다.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박사는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여러 디바이스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하는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엄청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행성 간 인터넷을 통해 우주공간에서도 인터넷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자신했다.

◇스마트 혁명, 세상을 바꾼다=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면 많은 것이 변한다. 우선 내가 찾아갔던 네트워크가 나를 찾아오면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진다.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와 연결해 원하는 곳의 모습을 초고화질(UHD) 영상, 더 나아가 3D·4D·홀로그램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디바이스도 혁명적 변화를 예고한다. 통신망의 발전으로 네트워크 컴퓨팅이 원활해지면 디바이스는 통신 기능과 스크린만 필요하다. 디바이스가 얇고 가벼워진다는 의미다. 또 클라우드와 디바이스를 연동시키면 사용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작동한다.

특히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라스, 피트니스 트래커, 네비게이션 단말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용자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작동이 가능하다. 콘텐츠·플랫폼 등 다른 분야도 획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계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는 사람과 사물정보를 동시에 활용하는 서비스가 많아진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박자 묶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구글도 이 같은 중요성을 알고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웹과 운영체제(OS) 중심의 소프트웨어(SW) 인터넷 기업이었다. 이후 구글TV, 넥서스 폰 등 하드웨어(HW)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지금은 구글 파이버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뒤늦게 통신의 중요성을 깨달은 셈이다.

이처럼 네트워크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으면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컴퓨터도 처음에는 사용자와 동기화하거나 사용자 정보를 데이터화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용자의 구미에 딱 맞추거나 알아서 필요한 서비스를 해주는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머지않아 개인 비서와 같은 맞춤형 서비스가 곧 등장한다. 디바이스·센서를 플랫폼·빅데이터 등과 연결하면 개인의 취향에 딱 맞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사용자 입맛에 맞는 스마트 쿠킹, 필요한 것만 사주는 스마트 쇼핑, 건강 상태를 점검해주는 스마트 헬스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개인 삶과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며 "미래는 인간과 기계·산업이 모두 연결돼 사회 전체의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네트워크 발전이 국가 경쟁력=고속도로가 산업화 시대를 이끌었듯 네트워크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인터넷과 ICT 발전을 통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생산성 향상의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나섰다.

미국은 지난해 1월 기가 인터넷 도입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까지 50개 주마다 1개 이상 커뮤니티에 기가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총 69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미국 정부보다 더 열심이다. 채터누가시·LA 등과 손잡고 기가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위성이동통신 시스템 구축을 위해 통신위성 4대를 발사했고 풍선을 띄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 룬'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까지 ICT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돈을 인프라 확충에 투자했다. 싱가포르도 2020년까지 모든 장소에 기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6,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국내 이통사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네트워크 시대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홍범석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네트워크 사업자만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자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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