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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17일 최근 우리금융그룹 민영화와 관련해 다시 불붙고 있는 메가뱅크론(초대형 은행 추진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는 저축은행과 보험사의 추가 인수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라 회장은 이날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가뱅크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상황을 볼 때 (메가뱅크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은행 인수합병(M&A)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부동산 금융 관련 부실에 발목이 잡혀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직접 인수하는 데 대해서도 "제1금융기관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제2금융기관들의 시장까지 넘본다는 지적을 살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라 회장은 "신한생명이 창업 이후 업계 4위까지 올라섰지만 (신한그룹의) 보험 부문은 아직 약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추가로 인수할 만한 보험사 매물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에 대해서도 "신한그룹 전체보다 덩치가 더 크지 않겠느냐"며 인수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라 회장은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면서도 규모 면에서 우위에 있는KB금융그룹과 경쟁이 점차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어윤대 회장 취임 이후 빠르게 체질변화를 꾀하고 있는 KB금융지주에 대해 "새롭고 큰 적이 나타났다는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고객의) 네트워크가 더 넓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신한은행 초창기에는) 직원들이 동전을 지폐로 바꿔주는 기계를 카드에 싣고 일일이 시장바닥을 돌며 상인에게 동전을 바꿔줄 정도로 고객을 중시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정신이 많이 시들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라 회장은 이날 망우동 인근에서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함께 신한미소금융 서울 1호 지점을열고 "서민의 생업현장으로 찾아가는 현장상담과 경영 컨설팅 지원 등의 활동을 더욱 폭넓게 펼쳐 서민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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