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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도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봄기운이 서서히 감돌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크레디트 채권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해 겨울 초입이었던 11월부터 회사채와 금융채(은행채 및 여전채)의 신용스프레드가 꾸준히 확대되면서 크레디트 채권시장도 얼어붙기 시작했었다. 비오이하이디스와 팬택계열의 신용등급 하락, 지준율 상승에 따른 은행들의 유동성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회사채를 비롯한 금융채의 신용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크레디트 채권시장에 몇 가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던 회사채 거래가 올해 2월 이후 2개월 연속 완만하게나마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이 달 들어 잔존만기 1년6개월~2년짜리 회사채 및 은행채의 거래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다. 거래스프레드란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익률에서 평가수익률을 뺀 값으로 거래스프레드가 감소할수록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발행시장에서도 은행채(AAA, 만기 1년)의 국고채와 비교한 발행스프레드(전월 대비)가 올들어 처음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신용스프레드 역시 4월 들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채(A+, 3년)의 경우 지난 3월의 전월말 대비 신용스프레드는 0.03%포인트 확대됐지만 이 달에는 0.01%포인트 확대되는데 그치면서 증가폭이 둔화됐다. 은행채(AAA, 3년)의 경우도 0.03%포인트 확대에서 0.01%포인트 축소로 전환됐다. 이 달 들어 크레디트 채권의 발행시장 및 유통시장이 전에 비해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분리과세 고수익고위험 펀드가 이 달 들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위축돼 있던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점차 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도 크레디트 채권시장에 긍정적이다. 회사채나 금융채의 거래수익률이 평가수익률 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등 크레디트 채권시장에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발행시장을 포함한 유통시장에서의 일부 변화조짐은 크레디트 채권시장의 봄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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