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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꽃중년'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지난 한 해 중년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백수오 관련 제품이 히트쳤다면 올해는 건강 관리에 눈을 뜬 40~50대 남성, 이른바 '꽃중년'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는 최근 홍삼과 옥타코사놀을 주성분으로 복분자와 마카추출물 등을 넣은 '정관장 올칸'을 리뉴얼 출시하며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남성들의 갱년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작년에 '정관장 화애락퀸'으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여성 갱년기 시장을 선도했던 경험을 살려 '꽃중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 KGC인삼공사의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무주공산'에 가까웠던 남성 갱년기 시장에 맞아 떨어져 '올칸'은 지난 1월께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이래 매달 20~30%씩 판매가 증가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 지난달에는 전달에 비해 42%나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이달 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미스터 10'을 새롭게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MR-10민들레등복합추출물' 등을 주원료로 하는 이 제품은 신체 능력저하나 성적·정신적인 증상의 개선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는 임상실험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회사관계자는 "출시한 지 보름 남짓 지났을 뿐이지만 남성 갱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이미 2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비락도 남성 갱년기 증상개선을 앞세운 '남자를 뛰게하는 바운스'를 지난달 내놨다. 기억력 감소나 만성피로 등 갱년기 증상을 겪는 중년 남성을 위해 개발된 이 제품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로파씨와 남가새, 마카, 산수유 추출물 등 남성 활력을 위한 성분을 담았다.
이처럼 성별은 물론 연령까지 포인트를 맞춘 건강기능식품들이 잇달아 출시되는 것은 남성 갱년기 증상을 대응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40대 이상 남성 3명 가운데 1명꼴로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는 의학계의 연구결과가 나오고 세계보건기구가 남성 갱년기를 질병으로 정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한 꾸준히 커가는 중장년 소비시장에서 건강한 젊음을 위해 노력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길어진 수명 탓에 일해야 하는 기간도 늘어난 40~50대 남성들이 건강과 체력관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과 궤를 같이 한다.
'정관장 올칸'의 개발을 담당한 채웅식 KGC인삼공사 과장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남성들이 건강을 챙기는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예전에는 정력제로 통했던 자양강장 식품들의 자리가 이제 갱년기 남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대체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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