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2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기업 대출은 석 달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업 대출의 증가는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1조1,180억원 늘었던 대기업 대출은 올해 1월에는 4조9,896억원 증가해 전체 잔액은 120조1,258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12월 10조2,049억원 감소했으나 지난 1월에는 1조8,510억원 증가해 전체 잔액은 442조9,18억원이다.
한은은 "기업 대출은 연말에 줄었다가 연초에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기업 대출의 증가폭이 중소기업 대출보다 크게 앞서다 보니 은행의 대기업 대출 쏠림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2007년 1월 말 전체 은행 기업 대출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88.8%였으나 지난해 11월 말에는 78.7%로 뚝 떨어졌다. 2007년부터 한은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을 집계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반대로 대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2%에서 21.3%로 급격히 치솟았다.
중소기업은 대출금리 차별도 겪고 있다. 2009년에는 대기업 신규 대출금리가 5.61%, 중소기업이 5.65%로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10년 말에는 그 차이가 0.43%포인트(대기업 5.25%, 중소기업 5.68%)로 벌어지더니 지난해 말에는 0.57%포인트(대기업 5.42%, 중소기업 5.99%)까지 커졌다.
그렇다 보니 중소기업은 극심한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올해 1월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BSI는 82로 2009년 5월(82)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7월 88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자금사정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돈 사정이 좋다고 답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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