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재가동 제조업 생산·가격경쟁력 개선 효과
산업연, 중국 수요 부진·엔저에 더해 한국 수출 경쟁력 위협
일본의 원전 재가동 조치가 위축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산업이 원전 재가동으로 싼 전기를 쓰게 되면 생산비용 감소로 제품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산업연구원은 24일 ‘일본의 원전 재가동이 일본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한 화력연료 비용만 지난해 기준 3조7,000억엔(약 37조원) 규모에 달했다.
산업연은 일본이 원전을 재가동하면 화석연료 수입비용이 낮아지고 전기료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산업 생산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해외로 나갔던 제조업체들까지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원전 가동이 중단으로 일본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GDP)이 연 평균 7조8,000억엔(78조원) 축소될 전망이었는데, 원전이 순차적으로 재가동되면 경제성장률 감소 요인도 사라져 내수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원전 재가동으로 일본의 경제 체질이 개선되면 우리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몇 년 간 지속된 엔화약세에 이어 원전 가동으로 인해 전기료가 인하되면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원전 재가동으로 명분을 얻은 일본이 베트남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원전 수출을 재개할 수도 있어 우리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연구원은 “일본 엔저로 우리 기업 가격 경쟁력은 더 이상 우위를 차지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로 일본과의 경쟁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11일 센다이 원전을 재가동했다. 이를 포함 총 10기의 원전이 재가동 심사를 받고 있다. 일본은 현재 48기의 원전에 더해 건설 중인 원전 3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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