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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경영철학 배우고 싶다"

경영 전면 나선 재계 2~3세 CEO들 <br>이재용 사장·정의선 부회장등 부친 도전정신·품질경영 설파<br>자신의 이미지·경영관 각인 박용현 회장도 '선친 경영'

이재용 사장

정의선 부회장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재계 2~3세 최고경영자(CEO)들이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잇따라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은 아버지의 탁월함과 배울 점을 설파하며 자신의 이미지와 경영관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 참석해 수 차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을 배우고 싶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는) 엔지니어나 금융전문가ㆍ영업맨은 아니지만 모든 사물을 종합적이면서 입체적으로 보는 시각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버지의) 도전정신에 관한 한 전세계에서 따라잡을 사람이 없다"며 "이런 모습을 제가 똑같이 따라 한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화해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사장 승진 이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아직 삼성의 중심에는 아버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차기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충실히 쌓고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도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해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품질경영'을 재차 역설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향후 도전과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부터 회장님께서 전직원이 힘을 합치면서 품질을 높이자고 했는데 더 잘해야 한다"며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이 가장 챌린징한 것이고 그래야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품질경영은 평소 정 회장이 틈만 나면 입버릇처럼 말해온 경영방침이다. 올해 초 그룹 시무식에서 정 회장이 가장 강조한 대목 역시 '품질'이었다. 따라서 그룹의 차세대 리더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 부회장도 새해 경영화두로 '품질경영'을 내세움으로써 아버지가 일궈놓은 현대차의 위상을 안정적으로 승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의 2세 경영은 어느 정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3세 경영에 대해서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성공한 경영자로 입증 받은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강조함으로써 적통성을 이어받은 자신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영자로 성공한 아버지의 장점을 본받겠다는 점을 천명해 대를 잇는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이 사장, 정 부회장과 달리 이미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도 평소 인재와 인화를 중시해온 선친 고(故) 박두병 회장의 경영철학을 자주 거론하며 '아버지 경영'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박두병 회장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실천한 선친의 노력과 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두산 100년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이 지난해 9월부터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시작한 기업광고에도 박두병 회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부끄러운 성공보다 좋은 실패를 택했다면 그 생각이 옳습니다' 등 광고 속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문구는 박두병 회장의 실제 어록이기도 하다.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역시 고(故) 정주영 회장을 자사의 TV 광고에 등장시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 그룹을 이끌어온 정 의원이 한국 경제계의 거목인 고(故) 정 회장의 도전정신을 잘 표현한 CF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일신하는 동시에 자신의 이미지도 제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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