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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최악땐 국내은행에 넘긴다
입력2000-03-16 00:00:00
수정
2000.03.16 00:00:00
김영기 기자
1차 금융구조조정의 마지막 산, 서울은행. 미궁으로 빠진지 28개월째이지만 서울은행은 아직 자욱한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정부정책도 거듭된 실패속에 국민세금만 축냈다는 비판이 오히려 설득력있게 들리는 형국이다. 급기야 금융감독당국 최고책임자의 입에서 국내 다른은행으로의 피인수가능성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실타래만 잔뜩 꼬인채 은행 조직은 망가지고, 마땅한 해답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최악의 경우」…= 직설적 화법으로 알려진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 그는 16일 서울은행 처리에 대해 3단계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외국인 경영자를 영입하는 작업을 계속하되, 여의치 않으면 내국인중 최고경영자(CEO)를 찾고, 최악의 경우 국내 다른 은행을 통한 인수합병(M&A)이나 위탁경영(MANAGEMENT CONTRACT)을 고려하겠다는 것. 물론 李위원장의 발언이 곧바로 국내 다른기관에 대한 피인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최소한 정부가 추진중인 외국인 CEO선정작업이 지지부진함을 인정한 것. 주총이 29일인데 해답은 없고, 고육지책이 바로 다른 은행으로의 피인수라는 해석.
◇연속된 정책혼선= 서울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6조원을 넘지만 과거 3년간 5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은행 조직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정상 금융시스템이라면 벌써 문을 닫았어야 상황. 그러나 막대한 혈세를 퍼부은 만큼 이제와서 은행문을 닫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사태악화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응방식이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음은 부인키 어렵다. 높은 가격을 고집한 나머지 HSBC로의 매각이 물건너갔고, 제일은행을 상업은행이 아닌 「펀드」에 넘겨 위탁경영자 선정에도 한계가 드리워졌다. 정책이 이처럼 꼬이고 은행조직이 망가지자 어느누구도 쉽사리 서울은행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곳은 없었다.
◇대안마련도 쉽지않아= 금감위 고위당국자는 『마지막까지 외국인 경영자 선정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있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다. 도소매부분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현실성이 없으면서도, 그나마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검토가능한 대안은 두가지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능한 내국인을 선정하든지, 부실채권을 정부가 추가 인수해 나머지를 다른 우량은행에 넘기는 것이라는 것. 분명한 것은 두가지 모두 시급한 대답이 필요하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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