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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TC, IT제품 전반 조사확대 가능성

FTA협상 과정서 한국 압박용카드 변질 우려도<br>"특허공세 갈수록 거세져…장기대책 마련 절실"


美ITC, IT제품 전반 조사확대 가능성 FTA협상 과정서 한국 압박용카드 변질 우려도"특허공세 갈수록 거세져…장기대책 마련 절실"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최광기자 chk0112@sed.co.kr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조사는 겉으로는 삼성전자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지적재산권 문제를 놓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데다 한국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견제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ITC 조사는 얼마든지 '다목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통상 및 IT업계 전문가들은 "ITC가 조사 대상을 한국산 휴대폰 전체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ITC 조사는 특허소송과는 별개로 진행되는데다 우리의 휴대폰 원천기술은 그리 많지 않아 여러 모로 불리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휴대폰을 비롯한 IT 제품 전반에 걸쳐 기술 특허권 공세를 펼치지나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337(지재권 관련) 조항에 따라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에릭슨이 삼성전자와 타협해 제소를 취하할 가능성도 적지않지만 한미 FTA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나선다는 것은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ITC 조사는 수입금지로 이어질 수도=특허소송과 별개로 진행되는 ITC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산업의 피해가 인정될 경우 수입금지 등 강도 높은 제재 조치가 취해진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조사개시 결정 자체만으로도 우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에릭슨은 지난해 12월 에릭슨의 특허사용권이 종료된 후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ITC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에릭슨의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을 수도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박교선 변호사는 "ITC 조사 착수는 국내 무역위원회가 무역분쟁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특허 침해를 확인, 통관보류 조치를 취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라며 "명백한 특허 침해가 확인되면 최악의 경우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에릭슨 역시 삼성전자의 특허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ITC에 "에릭슨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취지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스웨덴 기업인 에릭슨과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 모두를 겨냥한 압박카드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다른 업체로도 확산되나=ITC는 조사 대상을 삼성전자로 명시했지만 이번 조사가 한국 압박용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특허권 등 지재권 문제를 놓고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 통상팀의 한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한국산 휴대폰의 기술특허 침해 사실이 더욱 불거지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조사 대상을 확대할 여지도 다분하다"며 "현재로서는 조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2005년 12월까지 사용계약을 체결했던 특허사용침해소송에 대한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당장 다른 국내 업체들로 불똥이 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에릭슨이 다른 국내 업체들에 로열티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현재 LG전자 등 다른 업체들은 에릭슨과 상호특허사용(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맺기 위해 서로의 특허에 대한 검토과정을 진행 중이다. 국내 IT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조사가 LG전자 등 다른 업체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원가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특허 사용료 부담마저 늘어나면 국내 휴대폰산업의 경쟁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초고속이동통신(HSDPA) 등 3세대 이동통신은 물론 오는 2010년께부터 상용화될 4세대 통신 분야에서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특허 공세가 더욱 드세질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특허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에릭슨, 삼성전자 왜 겨냥하나 특허재계약 앞두고 협상주도권 노린듯 에릭슨과 삼성전자는 당초 지난 2005년 12월까지 양사가 보유한 특허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로 계약기간이 끝나자 양측은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에릭슨은 올 2월 "삼성전자가 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인 GSM 관련 특허 15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9월에는 CDMA와 3세대 통신인 WCDMA 관련 특허 11개에 대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7월에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삼성전자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휴대폰업계는 ITC가 당장 수출금지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에릭슨이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특허 관련 분쟁의 경우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 앞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의 특허를 에릭슨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기도 어렵다. 법무법인 세종의 박선교 변호사는 "기술특허 관련 분쟁은 상표권 침해와 같이 명확하게 결론이 내려지기 어렵기 때문에 ITC도 쉽게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조사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ITC의 조사와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최대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려는 게 에릭슨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자사의 특허를 에릭슨이 침해했다며 맞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자가 새로운 합의점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6/09/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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