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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을 만들자] 1. 상생의 노사문화 절실하다

노사 뭉쳐야 무한경쟁서 살아남는다 >>관련기사 국내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매각협상이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6월12일. 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대우차 해외매각 반대, 임단협 승리 등을 내걸고 정부와 회사측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극단적인 투쟁도 불사하겠다며 연대파업을 벌였다. 그 시각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한ㆍ미 자동차산업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동차협의회가 열리고 있었다. 미국의 통상대표단은 그 자리에서 "대우차 노조등 한국 노동계 움직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으며 강경일변도의 노동운동과 불안한 노사관계가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찾은 일본 통상대표단도 상당수 일본기업이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하지만 투쟁적인 노조활동에 대한 우려로 주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이 대우차 이미지는 추락을 거듭, 해외판매는 급감하고 국내외 공장은 가동을 제대로 못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품질향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있던 현대ㆍ기아차도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 모른다며 노심초사했다. 3개월후인 지난 9월19일. 미국의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에서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매우 이례적인 모임이 있었다. 돈 에반스 상무장관등 정부대표와 빌 포드 주니어 포드자동차 회장, 존 스위니 전미자동차산업노조(UAW)위원장등이 9.11테러로 위기에 처한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 노사정 협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힘을 모아 불황을 극복하자는데 합의했다. 이후 미국 자동차시장은 예상보다 충격이 덜해 판매가 줄지 않았다. 일부 차종은 오히려 이전보다 판매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불과 3개월의 시차를 두고 두 나라에서 벌어진 사건은 노사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노사가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지속하는한 무한경쟁 시대에서 기업은 물론 노동자 모두 공멸할 수 밖에 없다.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는 합리적인 선택이나 상호 동반자적 관계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오고 있는게 우리 노사문화의 현실이다. 이런 고질병이 세밑 자동차업계에 다시 나타나 큰 우려를 낳고있다. 자동차산업은 올해 내내 수출부진에 허덕이던 우리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는데 선봉장격인 현대자동차가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할 시점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노사 갈등은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대외 신인도를 추락시켜 결국 경영실적 악화를 불러온다. 한번 잃은 대외신인도를 회복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고용창출등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큰 기간산업인 국내 자동차산업은 한단계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삼성차가 르노로 넘어간데 이어 대우차도 조만간 GM에 매각되면 국내시장은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의 각축장이 된다. 더욱이 미국의 빅3와 일본 도요타, 독일 벤츠, BMW 등은 친환경 차세대자동차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투자를 확대하는등 치열한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잘 나가고있는 현대ㆍ기아차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특히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에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혀 주춤거리면 도약은 커녕 퇴보 또는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국내 자동차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는 사태를 초래하고 국가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가져온다. 손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립과 갈등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 노사관계는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업체에게는 물론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노사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상생(相生)의 노사관계 없이는 어떤 도약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경영성과의 공개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열린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노조 역시 기업없이는 노동자ㆍ노조도 없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한다. 특히 노조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리한 요구는 회사의 재투자를 위축시켜 성장잠재력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재무구조 부실화를 초래한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노사가 싸우고있는 동안 해외의 경쟁자들이 우리 몫을 가로채고있다'. 노사협력의 모범사례로 잘 알려진 미국 새턴자동차 노조관계자의 이야기는 상생의 노사문화 확립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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