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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발전하려면

닷컴위기설에서 비롯된 벤처업계의 위기는 이제 벤처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기업들 가운데 잠재적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고 있지만 자금조달이 어려워 도산위기에 몰리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벤처기업 주가는 지난 5일 현재 114.96으로 사상 최고치인 2000년 3월9일의 787.0에 비해 무려 85.46%포인트나 떨어진 상태다. 사실 벤처위기론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벤처붐이 확산되던 99년에도 닷컴 가치가 버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2000년 4월14일 미국 나스닥시장은 '피의 금요일'이라는 사상초유의 주가폭락사태를 빚었다. 이 때문에 닷컴기업에 대한 수익모델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국내에서도 2000년 4월17일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라 불리는 코스닥 주가폭락(56.0포인트 하락)을 경험했다. 이 같은 현상은 벤처에 대한 가치의 재평가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질가치를 외면한 채 외국인투자가나 기관투자가를 무작정 따라 하는 '묻지마 투자'를 해왔다. 이러한 투자행태는 주가의 급등락을 심화시켰고 소위 인기주니 테마주니 하는 관심주와 소외주 사이의 주가 양극화를 부추겼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벤처와 인터넷 분야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움직이면 그럴 듯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배경으로 주가 흐름을 선도해왔다.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최소한 심층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들 주가형성 선도그룹이 그나마 기업의 실질가치를 고려해투자했다면 비록 코스닥의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더라도 투기장이라고 지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기업가치보다는 수급상황을 유도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작전을 사용했기 때문에 코스닥은 투기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웠다. 더욱이 소수의 기관들은 공모가를 과대산정하고 허수주문 등의 작전을 통해 부당이익을 챙기려고 덤벼들었다. 코스닥시장 자체도 제도가 허술해 심사ㆍ공시ㆍ감시 등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러한 무질서를 조장했다. 즉 무분별한 벤처지정으로 '무늬만 벤처'들이 양산됐고 벤처정책 자금의 楮肉【??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중소기업 및 벤처정책이 뒤섞여 혼선을 빚으면서 정부정책에 편승해 정책자금만을 따먹으려는 추한 사례들이 숱하게 나타났다. 정부의 정책, 코스닥시장의 운용, 참여자들의 투자행태 등 모두가 코스닥시장을 '공인된 투기장'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심각성은 국민들 사이에 반벤처 정서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닥에 등록한 벤처들은 실적에 의한 보상보다는 거품을 만들어 불로소득을 얻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때문에 잠재력이 큰 벤처들마저 큰 피해를 입고 나아가 벤처강국을 만들려는 국가정책에도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 벤처도 역시 중소기업이고 예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의 최대 걱정거리는 자금조달이다. 엔젤이나 기관들이 초기 벤처에 자금을 조달해주는 이유도 모두 등록 후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의 벤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된다면 등록 후 주가가 오를 수도 없고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초기 벤처에 돈을 대줄 투자자는 결코 없을 것이다. 다행히 정부는 최근 등록심사와 퇴출요건을 강화해 코스닥시장에서 무늬만 벤처인 허수기업을 축출하고 주가감시종합전산시스템(ETRI)을 가동시켜 불공정거래의 가능성을 줄이고 합리적인 공모가격 산정방식을 마련해 버블생성을 방지하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는 코스닥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일 뿐이다. 코스닥시장의 으뜸기능은 유망벤처에게 자금조달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창업주만 기업의 부가가치를 독식하지 않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려면 코스닥시장이 각 등록기업에 대한 적정가격 발견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주가가 지속적으로 형성되면 모든 문제들이 단번에 해결된다. 유망한 벤처기업은 주가가 높고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은 낮은 주가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유망기업으로 보다 많은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효율적 자금배분이 이루어진다. 동시에 일반 투자자들도 그때부터 발생되는 가치를 제대로 챙길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숱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항상 시장원리에 충실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적정주가가 지속적으로 발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황선웅<한국증권학회장ㆍ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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