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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2조 매입] "주주친화 정책일 뿐" 입장에도 시장선 "지주사 전환 신호탄"

과거 박스권 갇혀있을 때 10차례 자사주 매입 진행<br>단순 주가부양책 분석 속<br>지주전환 통한 경영 승계땐 금산분리 핸디캡 해소 가능<br>지배구조 개편 차원 해석도



삼성전자(005930)가 26일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개편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2,208억원 규모의 제일기획 지분을 취득하기로 한 것도 같은 차원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며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1차적으로는 맞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며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라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177조원)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는 시총의 1%가 넘는 엄청난 금액인 만큼 상당히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가 주주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알리는 효과가 있다"며 "배당 확대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기 때문에 사실상 배당에 버금가는 주주친화정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뜻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홀딩스(가칭)를 만들어 지배구조 재편을 할 때 삼성전자홀딩스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분할 전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이미 있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 이후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홀딩스를 인적 분할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앞서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결의한 시가총액 2조5,000억원 이상 상장 기업은 모두 10곳으로 현대차, 네이버, 기아차, 삼성화재, 현대중공업, SK, 한화생명,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두산 등이다. 지난달 이후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대형주 가운데 현대차와 네이버, SK를 제외한 7개 상장사의 주가는 평균 7.7% 상승해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를 나타냈다. 통상 상장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 유통물량이 줄어 주식가치가 상승 흐름을 탄다.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주가 부양 의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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