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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절약 생활화해야
입력2003-08-25 00:00:00
수정
2003.08.25 00:00:00
연일 전국에 걸쳐 비가 쏟아지자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냉방기기 사용량도 늘어 전력사용량이 갑작스레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력공급능력은 5,516만kW으로 여름철 최대수요 추정치인 4,885만kW에 비해 13%가량 높아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이는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해 설비용량을 증설하는 한편 전력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발전소의 예방정비를 미리 실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서 전기를 안심하고 마음껏 사용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전력사용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국지적인 정전사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해마다 늘어나는 전력사용량을 충당하기 위해 우리가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 가운데 냉방수요는 1,000만kW로 이는 100만kW급 원자력발전소 10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최근 들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문제로 방사성폐기물은 바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전력을 마음 놓고 사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더구나 2000년대 들어 냉방전력수요가 해마다 5∼6%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용이 아닌 냉방용으로만 2년마다 1기의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 미래에 발생할 문제들을 예측하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환경피해가 적고 경제성이 높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체에너지개발에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과제로 추진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에너지 절약이다. 여름철 냉방전력의 10%만 줄여도 발전소 1기를 건설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부지도 필요 없고 환경파괴 문제도 없으니 아주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전기를 절약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낭비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낭비의 현장을 찾아보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휴가철에 며칠씩 집을 비우면서 TV, 오디오,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빼두고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가전제품 플러그를 통해 낭비되는 전력만 해도 형광등 한 개의 소비전력 이상이다. 또 지나친 냉방에 따른 전력소비는 대표적인 낭비 사례다. 최근 한 의료기관은 해마다 여름철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이는 바로 지나친 냉방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에어컨 온도를 1℃만 높여도 최소한 7%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며 여름철 실내적정온도인 26℃∼28℃를 유지하면 에너지절약은 물론 냉방병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실천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이 개인적으로는 적지만 국가경제에는 많은 기여를 한다. 작은 절약이 모이면 발전소건설을 대체할 만큼의 큰 절약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약실천이 진부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노르웨이, 미국, 일본 등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전력부족을 겪은 많은 선진국에서도 우선적으로 내놓은 대책이 바로 절약이다. 하물며 사용하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절약을 진부하다고 외면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에너지절약은 세계정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한 국제유가, 기후변화협약 등 날로 높아 가는 지구환경보호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등 우리가 겪고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열쇠다.
<정장섭(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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