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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지면 머리 안 돌아간다’ 먹을 것 끊이지 않는 구글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 내에서 직원들이 간식을 즐기기 위해‘푸드 트럭’에 모여 있다. /구글

라즐로 복 구글 인사총괄 수석부사장

입사 시험에 합격한 지원자나 채용 제안을 받은 이가 망설임 없이 선택하는 기업. ‘꿈의 직장’이라 불리며 선망 받는 회사인 구글에서 직원들에게 아낌 없이 제공하는 것이 있다. 바로 ‘먹을 것’이다. 구글 직원들에게 회사 내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모두 무료다. 구내식당은 물론 ‘캠퍼스’라 불리는 사내에 ‘푸드 트럭’이 돌아다니며 잠시라도 직원들이 배가 고플(?) 틈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27일(현지시간) 기자가 찾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는 각종 업무시간 중에도 자유롭게 카페테리아 등에서 식사나 간식을 먹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구글에는 ‘150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직원이 음식으로부터 150피트(약 45m)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고에서 창업했던 시절 ‘배가 고프면 창의력도 없다’는 생각에 냉장고부터 가득 채웠던 것에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일종의 철학이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며 와신상담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 믿는 문화와는 대조된다.

단순히 음식뿐만은 아니다. 최소한 배가 고파 일을 못하는 상황은 막도록 회사가 나름의 노력을 다 하듯, 적어도 직원이 ‘기회가 없어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경우는 없게 한다는 것이 구글의 인사 철학이기 때문이다. 라즐로 복 구글 인사총괄 수석부사장에 따르면 구글은 1년 동안 몇 차례의 평가를 거쳐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하위 5%’를 분류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직원에게 알린다. 이들 중 1/3 가량은 자신이 ‘위험군’에 속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음 번에는 더 좋은 평가를 받게끔 노력한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 나머지에게는 다른 부서로 옮길 것을 권유하며, 이렇게 옮긴 이들 중 50%는 평균으로 올라선다. 이래도 성과가 안 나면 그 때는 해고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복 수석부사장의 설명이다. 복 수석부사장은 “최악의 사람이라도 계속 키워나가고 육성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용이나 승진 결정에 대한 권한 역시 관리자가 아닌 실무자에게 주어진다. 복 수석부사장은 “직원들, 특히 실무자들이 각자 부서원에 대한 리뷰를 하고, 이것이 그대로 인사에 반영되는 시스템”이라며 “관리자는 팀원 채용이나 승진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외부에서 구글로 옮겨 온 관리자들은 처음에는 이 문화를 모두 싫어하고, 적응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고 귀띔했다. ‘회사도 직원에게 기회를 주고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원과 공유하는 것. 고용을 비용으로 여기는 기업 문화에 시사점을 던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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