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다음달 14일 미국을 방문,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면담하기로 함에 따라 대선 정국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서는 면담 성사 자체가 이 후보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방미를 시작으로 4강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어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 면담날짜가 15~16일로 예상돼 대통합민주신당이 후보를 선출하는 시점(15일), 민주당 후보 선출 시점(16일) 등과 겹쳐 단순 시기로도 정치적 파급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 국가지도자 이미지 굳힐 ‘클린턴 효과’ 기대=이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은 이 후보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려줄 가능성이 높다. 박형준 대변인은 28일 “이번 면담은 외곽이나 사적인 경로가 아닌 백악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오는 10월 중순에 이뤄진다는 것은 미국이 이 후보의 위상을 인정하는 동시에 차기 정부를 내다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는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강력하고 신뢰가 가는 지도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계산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지난 1996년 미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가 썼던 ‘대통령처럼 보이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 한미관계ㆍ남북정상회담 성과 주요 의제될 듯=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 면담에서는 우선 한미관계 복원 문제가 주요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면담 성사에 핵심 역할을 한 박대원 전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는 전화통화에서 “노무현 정부 들어 서먹서먹해진 한미관계를 복원하는 문제와 한반도 안보 문제가 핵심 내용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면담 전에 있을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북핵 관련 6자회담,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현안도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 “백악관 공식채널 통한 면담 성사 의미”=이 후보 측은 면담 성사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24일 백악관에서 방미 일정 회신이 왔으며 28일 오전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의전실장 명의의 공문에는 ‘이명박 후보의 면담 요청에 감사하며 한미 동맹관계에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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