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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과학자들, 왜 논문검증 제의했나

영국 에든버러대 이안 윌머트 교수 등 8명의 과학자가 14일 황 교수의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논문 논란에 대해 과학계 내 자체 검증을 제의함으로써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이날 연합뉴스에 보낸 e메일 성명을 통해 "윌머트 교수 등이 한국언론에서 제기된 실험 타당성에 대한 의혹들은 과학계 내부에서 가장 잘 해결될 수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윌머트 교수 등은 "우리는 황교수의 연구실이 우리와 협력해 그들의 세포라인에대한 독립적인 실험을 하도록 권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게 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이들은 또 황교수팀 줄기세포 라인의 핵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형이 기증자의원래 세포와 일치하는지를 규명하자는 제의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윌머트 박사는 최초의 복제동물 `돌리(羊)'를 탄생시킨 영국의 과학자로 그 자신도 돌리의 진위 논란에 휩쓸려 한때 심한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다. 윌머트 박사는 그동안 몸담았던 로슬린연구소를 떠나 지난 6월에 에든버러의대로 자리를 옮겼다. 돌리의 진위 논란을 보면 1998년 1월 30일자 사이언스는 네이처에 실린 복제 양돌리가 진짜 복제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학자의글을 실었다. 돌리가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뒤에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이에 대해 돌리를 만든 월머트 박사는 반복 실험이 진행 중이므로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으나 로슬린연구소는 독립적인 제3의 연구기관인 영국 레스터대학 유전학 알렉 제프리 교수에게 DNA 지문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돌리의 혈액과 조직세포의 DNA 데이터가 돌리에 체세포를 제공한 암양의 세포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종식됐다. 이번에 검증을 제의한 과학자 8명 가운데 윌머트 박사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면면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이 어떤 `의도'에서 검증을 제의했는지는 아직까지 정확지 않다. 윌머트 박사는 섀튼 교수의 결별로 이번 사태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뢰를 보여 준 과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황 교수팀과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루게릭병 치료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평소 황 교수와 친분을 쌓아 온 윌머트 박사가 오히려황 교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이언스측에 검증을 제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내놓고 있다. 즉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신뢰하고 있는 윌머트 박사 등이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지를 입증해줌으로써 논문 보충자료에서 제기된 데이터 오류 등의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황 교수팀의 한 관계자는 "윌머트 박사는 섀튼과 달리 가볍지 않다. 그는 계속적인 신뢰를 보내오고 있다. 윌머트 박사와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윌머트 박사 등의 세계적 과학자들이 의도적으로 검증에 참여함으로써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기술을 빼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즉 황 교수팀의 어수선한 상황을 틈 타 배아줄기세포의 검증작업에 주도적으로참여함으로써 핵심기술을 습득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이 아직까지 어떤 식의 검증을 요구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만약 배아줄기세포의 재연을 요구한다면 이는 이 같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윌머트 박사의 경우도 현재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줄기세포 연구 과학자는 "외국 학자들의 검증 참여하는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면서 "`진실'을 규명한다면서 기술 유출을 도외시한 채 무조건 외국의 연구팀을 참여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물론 윌머트 박사 등의 외국 과학자들의 `세계 과학계의 자정'이라는 순수한 의도에서 이번에 검증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일부 분석도 있다. 어쨌든 윌머트 교수 등의 검증 참여 제안은 국내에서 `재검증'을 주도하고 있는서울대측의 최종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측은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조사할 위원회 구성과 관련, 피츠버그대 등의 외국 기관과도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윌머트 교수 등이 공식적으로 공동 조사를 요청해 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할 지 주목된다. 서울대 자연과학대의 한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조사의 주체가 된만큼 조사 참여자의 원칙을 정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 과학자들의 입김에 끌려다니기보다는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외국 과학자들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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