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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TV, 꿈의 TV로 일컬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조 기술은 전세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한마디로 중국 등 적지 않은 국가들이 탐을 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렇다 보니 이번에 없어진 OLED TV뿐 아니라 현재도 OLED 패널 기술을 빼내가기 위해 삼성ㆍLG 연구원들에 대한 외국 업체의 유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삼성전자가 도난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OLED TV는 RGB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채택하고 있는 기술로 빨강(R)과 녹색(G)ㆍ파랑(B) 등 세 가지 색깔을 이용해 자연에 가까운 색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번 TV 도난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4월 미국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를 앞두고 63인치 PDP TV를 도난 당하는 등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 역시 업계에서는 해외 경쟁사들이 삼성전자가 IFA 2012전시장에 OLED TV를 전시한다는 것을 알고 치밀하게 사전에 모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발생한 해외 경쟁사의 OLED 패널 제조 기술 유출 시도와 협력사를 통한 기술 유출 시도에 이어 이번에는 OLED TV 제품이 도난 당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OLED TV 연말 출시를 앞두고 OLED TV제조 기술을 모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번 TV 도난 사건이 해외 경쟁사의 소행이라면 삼성전자의 OLED TV 기술을 모방하기 위한 전략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해외 경쟁사의 기술 유출 시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번에는 제품 가로채기로 수법이 다양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OLED TV까지 도난 당할 정도로 해외 경쟁사들이 OLED TV 제조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추가적인 기술 유출 시도 등에 대한 마땅한 보상책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 유출 시도가 있을 수 있지만 전계열사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성과보상 시스템 외에는 다른 것을 적용할 수 없다"며 "더욱이 현재의 성과보상(PSㆍPI)제도는 OLED 패널처럼 앞으로 시장성이 높은 기술에 대해서는 보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첨단 기술일지라도 실제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돼야 성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현재의 성과보상 시스템으로는 미래 기술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에 대한 보상이 불가능한 까닭이다.
LG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해외 경쟁사가 OLED 기술을 알아내기 위해 국내 헤드헌터 업체 등을 통해 자사 연구원 등에 꾸준히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원들의 이직을 막을 만한 마땅한 보상 방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전자가 핵심 연구원들에 대해 성과보상 외에 추가적인 보상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보상이 해외 경쟁사들이 기술 유출을 위해 던지는 미끼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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