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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증권사들조차 VIP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고객 영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 증권사 지점이 나 홀로 고속성장해 주목받고 있다. 철저하게 팀제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인공은 바로 신영증권 대치센터 영업2팀. 이 조직은 올해 1월 말 팀 자산과 상품 자산이 10개월 만에 각각 82.8%, 92.5% 급증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월간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4월부터 전국의 신영증권 영업점에서 '팀제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행한 이래 단기간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특히 눈에 띈다.
임동욱 신영증권 대치센터 영업2팀장은 "증시가 침체돼 주식 매매를 통해 수익이 늘어나는 '브로커리지 영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지양해야 하는 변혁기를 맞았다"며 "상품을 갈아타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면 솔직하게 고객들에게 대체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영증권 대치센터 영업2팀의 수입원 중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고 대부분 공모주 펀드, 수익증권, 랩과 같이 매매가 없어도 보수가 발생하는 상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업계에서 정식으로 영업 전략에서 팀제를 채택한 것은 신영증권이 최초로 각 영업지점이 곧 한 팀이 되는 구조다.
서울의 대치·압구정 지점과 부산의 해운대 지점은 하나의 센터 안에 두 개의 지점이 있어서 예외적으로 각각 두 개의 팀이 운영된다. 보통 한 팀에는 5~7명의 영업사원들이 소속돼 있다. 기존 증권사 영업지점은 영업사원 한 명이 고객 한 명과 상대하는 1대1 구조였지만 신영증권은 고객 한 명에게 각 분야 전문가들을 배치하는 '1대 다(多)' 형태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팀장을 포함한 각 팀원은 각각 주식·채권·금융상품·세무 등 주 전문 분야를 나눠 고객 상담과 관리에 공동으로 참여한다. 일부 VIP고객에게만 적용되던 형태의 팀관리를 전 고객층으로 확대 적용했다. 각 팀장은 소속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전문 영역을 배정한다. 팀원들은 매일 아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이 담당한 분야의 지식을 구성원들과 공유한다.
본사 역시 팀제 정착을 위해 IB본부와 리서치센터, 패밀리오피스 사업부를 대동하는 등 영업지점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고객을 위해 해당 분야 애널리스트를 상담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추가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다.
고객의 자산 규모를 따지지 않고 본사가 적극 나선 결과 지난 1년간 신영증권의 고객 수는 약 6% 늘었으며 전체 자산은 26%나 증가했다. 전체 자산 중 상품 자산 증가분은 31%에 달했다. 임 팀장은 "시장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바라는 고객의 경우 당분간 4~5%대 수익률을 나타내는 공모주 펀드도 매력적"이라며 "변동성에 구애받지 않고 오랜 기간 수익을 내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신뢰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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