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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전설' 밥포시 공연 잇달아

브로드웨이 '전설' 밥포시 공연 잇달아 말을 잃어버린 세대. 그래도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말이 안되는 일이 거듭됐다. 사람들은 대화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실상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을 다 담기엔 언어란 너무 보잘 것 없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그것이 말이든 글이든 또는 단순한 몸짓이든간에 수단은 중요치 않다.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할 뿐. 여기. 그의 인생을, 꿈을, 울분을, 상처를 춤 속에 담았던 한 안무가가 있다. 절제된 듯 하면서도 디테일한 그이의 동작과 구부정한 듯 하면서도 화려한 그이의 움직임은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더 깊이 교감한다. 선 하나에 슬픔이 깃든다. 동작 하나에 인생이 묻어난다. 우울한 재즈의 빛깔과 함께. 그렇게, 이야기되지 않던 것들이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브로드웨이 댄스의 전설, 밥 포시(Bob Fosse)를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 밥 포시는 70년대 미국 뮤지컬을 이끈 대표적 인물. 그의 이름을 빌린 추모공연이 지금도 브로드웨이에서 계속되고 있을 정도로 뮤지컬의 역사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러함에도 국내에서는 그간 소개된 적이 거의 없다. 그가 연출한 영화도 `올 댓 재즈' 단 한편만이 들어왔을 정도다. 먼저 올려지는 작품은 그의 자전적 삶을 다룬 영화에서 이름을 빌려온 `올 댓 재즈'. `재즈의 모든 것' 외에도 `재즈 기타 등등' 쯤으로 번역한다. 뮤지컬, 영화 속에서 포시가 안무한 대표작 중 하이라이트 부분을 선정, 총 15곡의 음악과 안무를 무대에 올려 그의 대표적인 춤과 인생 여정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제작진의 의도는 철저히 포시 스타일의 춤과 동작을 조명하는 데 있다. 난이도가 높은 포시의 춤을 재현하기 위해 연출가 한익평을 포함, 설도윤 이상호 서병구 등 안무가만도 8명을 동원했다. 스토리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안무로 보여주겠다는 것. 무대장치도 없앴다. 그만의 의상과 독특한 춤, 음악, 그리고 조명이 전부다. 절제된 동작 속에서 디테일한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포시의 특색 그대로인 셈. 다만 스토리가 없는 뮤지컬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을 위해 약간의 이야기가 이어지게 했다. 나이든 한 노인이 어린 손녀와 나와 화려했던 그의 무대 인생을 회상하는 구조다. 포시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뮤지컬에 뛰어든 많은 뮤지컬인 들에게는 그를 향한 헌사가 되는 셈이다. 윤복희 주원성 양소민 임춘길 등 뮤지컬배우 25명이 출연한다. 포시 작품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을 매긴 것도 이채롭다. 첫번째 작품이 포시의 안무와 인생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뒤이어 올려지는 뮤지컬에서는 그의 대표작 한편을 만날 수 있다. 96년 브로드웨이에서 재연돼 돌풍을 일으키며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한 `시카고(Chicago)'가 그것. 동명의 연극을 모티브로 포시의 안무와 연출이 더해진 이 작품은 뮤지컬의 침체기였던 70년대에 초연돼 롱런을 기록, 뮤지컬 역사를 이어주는 작품으로 추앙받는다. 춤동작은 물론이고 격정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스토리가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당긴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정부를 살해한 록시 하트와 남편을 죽인 벨마 캘리가 언론에 의해 포장돼 무죄판결을 받는다는 내용. 폭력, 살인, 강간 등 당시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 시니컬한 뮤지컬로도 명성이 높았다. 판권료 문제로 96년 재연작품 대신 초연작품이 들어온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관객입장에선 더욱 `포시스타일'과 가까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시카고'는 `올 댓 재즈'의 컬렉션에선 빠져 있다. 재즈음악과 현란한 춤 속에 인순이, 재즈가수 윤희정, 허준호, 최정원, 전수경 등이 출연한다 한편 `브로드웨이 42번가'도 뒤이어 공연을 앞두고 있어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뮤지컬 속에서 지나갈 듯 하다. 올 댓 재즈 11월22일~12월6일 평일8시 토ㆍ일요일 3시ㆍ7시 LG아트센타, 시카고 12월8일~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 밥 포시(Bob Fosse;1927~1987)는 누구인가 밥 포시는 60~70년대에 안무와 음악 중심의 뮤지컬을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댄서이자 안무가, 배우이자 감독이다. 절제된 움직임 내에 큰 다양성을 내포하는 그의 안무는 중절모와 비슷한 더비 햇(dubby hat), 흰 장갑, 블랙톤 의상, 멜빵 등의 소품 등이 늘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이 장애인이기도 했던 그는 기존 안무가들이 상상 못할 다양한 동작들을 많이 개발해내기도 했다. 창녀, 3류댄서 등 뒷골목 인생을 주로 묘사한 그의 안무는 다분히 미국적이며 또한 선정적이기도 하다. 72년에 만들었던 피핀(뮤지컬), 카바렛(영화), Liza with A Z (TV)로 그해 토니상 아카데미상 및 에미상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자전적 삶을 담은 영화 `올 댓 재즈(All That Jazz)'로는 칸느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안무 및 영상에 있어 빼어났던 우리시대의 예술인이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입력시간 2000/11/06 17:5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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