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리스크와 원ㆍ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내수주들이 강세를 보여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이 시장전체에 대해서 7일째 매도하고 있지만 제약ㆍ은행ㆍ건설ㆍ유통주 등 주요 내수주들에 대해서는 입질을 강화하며 주가강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주가 박스권 장세를 틈타 ‘수익률 키맞추기’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외부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내수 대표주들은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고 있는 지리멸렬한 장세에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외국인들 ‘기댈 곳은 내수주뿐’=대형 IT주까지 팔아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선 발 빠른 외국인들도 내수주에 대해서는 입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 금융주를 600억원어치 사들인 데 이어 20일에도 매수 상위종목의 상당수를 은행ㆍ건설ㆍ유통 등의 종목으로 채워넣었다. 대부분의 종목이 단 2~3일 제외하고는 이달 들어 내내 순매수세다. 제약주의 경우 이날 업종지수가 전일 대비 0.5% 오른 3,120.53을 기록하며 7일 연속 상승했다. 은행업종지수도 이날 전일보다 0.05% 떨어진 346.41에 그쳤지만 10일 이후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들 내수업종의 강세 속에서도 종목별로는 실적개선 여부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하다. 건설업종지수는 3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현대산업개발은 3ㆍ4분기 실적부진의 영향으로 1.41% 하락했다. 반면 실적개선 기대감에다 인수합병(M&A) 이슈까지 보유한 대우건설(1.58%)과 현대건설(0.19%)은 물론 대림산업(2.58%), 삼성물산(1.35%) 등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제약주에서도 종근당(2.79%), 한미약품(1.41%), 동아제약(0.41%) 등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3ㆍ4분기 대비 실적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유한양행은 0.97% 하락했다. 은행주에서도 우리금융ㆍ신한지주 등이 최근 동반상승세를 보였다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부진했던 주가 제자리 찾기…장기 메리트 주목=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단기적인 상승ㆍ하락 양상에 괘념하지 말고 주요 종목들이 가진 장기적인 메리트에 주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주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추진되면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황호성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주에 대해 “그동안 주가를 짓눌러온 외부악재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장기투자자라면 지금이 저점매수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들 내수주의 경우 업체별로 차이는 나겠지만 3ㆍ4분기 실적개선을 계기로 꾸준히 이익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민성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주들의 경우 최근 두달간 부진했던 주가흐름과 3ㆍ4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양상”이라며 “이들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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