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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신용이 생명이다
입력2004-01-14 00:00:00
수정
2004.01.14 00:00:00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으로서는 IMF 외환위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신용이 생명`이라고 말하는 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은 국가, 기업, 개인 모두가 신용 없이는 생존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미 신용을 잃은 대기업과 은행은 사라져버렸거나 큰 시련을 겪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었거나 취업을 못한 사람들조차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용을 지키는 것을 무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은행연합회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개인 채무자는 무려 360만명이 넘었다. 물론 신용불량자의 1차적 책임은 채무자 자신이다. 그리고 금융회사 등도 2차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누가 어떻게 담을 것인가.
물론 신용불량자 중에는 불법과 고의로 고액의 빚을 내어 탕진한 사람도 있겠으나 정상적인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거나 생활고 때문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빚을 끌어 쓴 후 못 갚는 생계형 채무자와 일시적인 소액채무자도 많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러한 연체채무자에게 채무감면을 해준다는 것은 정상 금융거래자로부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완전시장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려우므로 도덕적 해이라는 금융의 역기능은 보완적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건전한 금융질서는 경제ㆍ금융 관련법과 제도에 의해 유지되고 국내외 환경변화에 의해 한 단계 전진하게 된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 경제인구 10명 중 2명 정도가 의식주를 걱정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고 금융교도소에서 악순환의 고통을 받게 내버려두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인적자산의 큰 낭비임에 틀림없다.
일단 신용불량자가 되면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고리의 사금융에 빠지게 되고 대부분은 취업을 못해 빚을 갚으려고 해도 연체이자가 더 많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올해는 신용불량자에게 `신용이 생명`임을 다시 한번 깨우쳐주고 희망과 자신감으로 새 출발할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도덕적 해이라는 역기능에 발목 잡혀 소탐대실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지원1부장 반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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